세무조사에서 밝혀진 대형 학원과 현직 교사들의 유착은 혀를 차게 한다. 130명 중 1억원 이상 받은 교사가 60명이다. 경기도의 한 사회 담당 교사는 메가스터디 등으로부터 9억30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진학담당 교사는 이투스교육 등에서 5억9000만원을, 한 국어 담당은 대성학원 등에서 4억6000만원을 받았다. 이런 카르텔은 어디도 없을 것이다.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 교사들인데 학원에서 그냥 돈을 줄 리는 없다. 수능 출제위원이나 EBS 출제위원 경험 등을 앞세워 학원에 출강하고, 킬러 문항을 만들어 내고, 입시 컨설팅 등의 특별한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주말에 지방 학생들이 KTX를 타고 강남의 대형 학원으로 몰리는 것도 악덕 교사와 학원의 이권 카르텔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교사와 대형 학원의 사교육 카르텔은 더 많을 것이다. 돈을 받은 교사도 더 있고, 지급 금액도 장부에 적힌 것 이상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항간에는 이런 유착이 새로운 게 아니라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대형 학원과 강사들이 교육부의 킬러 문항 금지에 반발한 것도 자신의 이권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가 교육개혁을 추진하며 사교육 카르텔 깨기에 나선 것은 '신의 한 수'다. 교사와 학원 간의 돈거래로 학생과 학부모만 피해자가 된 것을 국민은 다 알고 있다. 학원과 교사는 수능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해선 안 된다. 특히 교사들은 공직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당국도 카르텔이 더 있는지 철저히 밝혀내고 결과에 따라 엄벌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