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이 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1999년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인데 참석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면서 한·미·일이 힘을 합쳐 북한 핵과 미사일 등 안보 위협에 강력 대응한다는 기조를 보여 왔는데 이번 연설을 통해 더 분명하게 노선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왜곡된 역사의식을 가진 반(反)국가 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며 종전선언이 "허황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고 직격했다. "북한만 쳐다보고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하는 외교"란 표현까지 썼다.
강도 높은 비판에 더불어민주당은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극우적 인식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북대화는 대화가 멈춘 지 오래다. 중국을 비롯한 다자외교채널에 대한 영향력도 사라졌다"고 연설을 비판했다. 종전선언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했던 민주당 입장에선 대통령 발언이 거슬렸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야 한국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마음 놓고 핵을 만들고, 미국은 한국을 덜 믿고, 중국은 한국을 무시했던 게 지난 정부 외교였다. 윤 대통령이 이를 작심 비판하고 역사관·국가관·안보관 정립을 강조한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할 말을 하고 정책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