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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시아 반란사태, 원유 공급망·물가 점검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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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6. 26. 18:16

24년째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반란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등 과거 러시아 지도자들은 쿠데타 발생 직후 짧은 기간 안에 몰락했으며 푸틴 대통령도 이번 '프리고진의 반란'으로 비슷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경쟁 집단들을 분열·반목하게 만들어 통치하는 '디바이드 앤드 룰(divide and rule)'을 실시해 왔다. 이번 무장 반란은 이런 통치 방식을 무너뜨려 푸틴 대통령 집권에 최대 위협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러시아 정변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발생해서 2중 전선을 맞은 푸틴 정권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

러시아가 격변에 빠지면 세계 경제에 에너지, 식량 공급망 등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세계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러시아 정변이란 악재에 부딪히는 것이다. 이번 정변으로 곡물·비료 등 다른 원자재 수출도 제한되면 전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인플레이션이 상승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에너지 최대공급자다. 만약 러시아의 혼란으로 에너지 공급에 이상이 생기면, 각국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지난 1991년 소련 붕괴 직후 러시아의 석유 산업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정부는 러시아 내분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군사안보 지형 변화에 대응해 확실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특히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망을 재점검하고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으로 불안정해진 물가 안정도 각별히 힘써야 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러시아 정변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의 마지막 단계이며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한 비상계획을 마련해 불확실성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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