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6%에 이어 올해 1%대 초반의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흐름이어서 노동계의 이런 요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우리보다 소득이 높은 일본·대만보다 높으며 심지어 미국 20개 주보다 더 높다. 여기에 내년 최저임금으로 27%를 더 달라고 하니 아무리 협상용이라지만 과도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노동계가 요구하는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대기업 노동자 중심으로 산정한 탓에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형편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 노동자와 5인 미만 자영업 노동자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375만여 명 중 29.6%인 110만9000명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2.3%에 그쳐, 소규모 사업체일수록 최저임금 준수가 어렵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사용자 측에서 꾸준히 요구해온 내용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개소당 월평균 영업이익은 281만원이고 인건비는 291만원으로 적자상태로 나타났다. 이 상황에서 최저임금 준수를 기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공익위원들은 사용자 위원들이 제시하는 소분류 방안을 올해에는 적극 수용하길 바란다. 노사 양측 위원들도 최저임금법에 근거가 명기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을 전향적으로 논의하길 기대한다. 이번에도 구분 적용이 무산되면 취약계층의 고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울러 노동계는 경기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의 현실을 반영해 과도한 한자릿수 인상안을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