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대표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의혹'에 이어 이번 사태가 터져 민주당은 바람 잘 날 없이 대형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에는 비판이 이 대표를 바로 겨냥하고 있어 치명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의 위기를 봉합하고 계파갈등을 수습하려고 꺼낸 카드가 내분을 확대재생산하는 자충수가 된 형국이다. 이 대표는 이제 지도력의 한계에 봉착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진두지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빠졌다. 당내 에너지 재(再)결집은커녕 집안 단속도 버거운 신세다.
더구나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래경 이사장은 지난 2월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에서 격추당하자 SNS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공격이 아닌 해군의 자폭에 의한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결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야당의 국가안보관에 과연 얼마나 국민들이 지지할지 의문이다. 더욱이 권칠승 민주당수석대변인이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겨냥해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발언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혁신기구 수장을 뽑는 과정에서 '부실검증'을 하고 혁신기구를 이 대표의 사당화 도구로 사용하려 했다는 것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거취를 분명히 표명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새로 출범한 보훈부는 순국한 천안함 용사들의 명예를 짓밟은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불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