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용인에서 100㎞나 떨어진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119에 구조된 후 2시간 넘게 병원을 찾아 헤매다 구급차 안에서 숨진 것인데 의료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허술한 의료체계의 한 단면이라는 비판이다.
구급대가 접촉한 11개 병원은 대형 종합병원인데 죽어가는 응급환자 1명을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 있었는지, 아니면 근무 태만이 있거나 인력 공백은 없었는지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환자가 구조되지 못했거나 교통 문제로 병원엘 못 가서 죽어도 문제지만 천지가 대학병원, 대형병원인데 구급차 사망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된다.
응급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숨진 사고는 지난 3월 대구에서도 있었다. 4층 건물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17세 환자가 병원 응급실을 찾아다니다 숨진 것이다. 당국은 대구지역 대형병원 4곳에 보조금 지급 중단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당시 큰 논란이 일었고, 당국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2달 만에 똑같은 일이 수도권에서 발생해 충격이다.
당정은 '구급차 사망' 재발 방지 대책을 하루 만에 서둘러 내놨는데 그동안 왜 손을 놓았는지 궁금하다. 앞으로는 응급의료상황실을 설치해 병원별 가용 자원 현황과 병원 이송을 지휘하는데 이 경우 해당 병원은 환자를 의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병상이 없으면 경증환자를 뺀 후 응급환자 병상을 마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뒷북 대책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