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금융위원회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 본인가를 앞두고 있는 신한·삼성·비씨카드 등 3개사다. 이 중 신한카드는 데이터 동맹 '그랜데이터'를 확대하는데 공들여왔다. 지금까지 SK텔레콤, 금융결제원, LG전자 등 10개 유력 기업이 신한카드와 함께하기로 했다. 삼성카드도 제휴사 마케팅 협력 플랫폼 '링크 파트너'를 운영중이다. 이밖에 현대카드도 대한항공, 스타벅스, 무신사 등 18개 파트너사들과 함께 '도메인 갤럭시'를 통해 데이터 협력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드사들이 데이터 동맹을 강화하는 이유는 다양한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카드업계에서는 이종간 데이터 결합이 넓어질수록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강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례로 소상공인들은 소비자 패턴을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들은 보유 결제 데이터로 고객들이 식당과 카페에서 무엇을 먹고 소비했는지에 대해서 주로 분석했다"며 "여기에 데이터 동맹으로 통신 데이터를 결합하면 식당에서 카페로 어떻게 이동했는지 까지 파악할 수 있게 돼 서비스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빅테크와의 경쟁이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유통·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강력한 빅데이터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규제망에도 벗어나 있어 빅데이터 시장에서 일찍이 두각을 나타내왔다. 반면 카드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장 진출이 더딘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카드사에 대한 민간 데이터전문기관 인가 여부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결국 빅데이터 사업 핵심은 '카드사만이 내놓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본격화할 카드사들의 빅데이터 사업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