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특별 기고] 나의 8년 네이버 투쟁기(14),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필자 소설 삭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21226010013168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2. 12. 27. 07:00

전 공무원·언론인, 현 소설가 박응상
검찰, '성남FC 후원금' 의혹, 네이버 등 제3자 뇌물 혐의 포착
네이버 후원 대가, 제2사옥 건설 편의 제공
네이버-서울시 유대 강화 속 필자 소설 삭제
박응상 소설가 사진
소설가 박응상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네이버 등의 제3자 뇌물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성남시가 네이버의 성남FC 후원 대가로 제2 사옥 '1784' 용적률을 670%에서 913%로 올려주고, 고속도로 쪽으로 제2 사옥 주차장 입구 방향을 변경해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정확을 포착했다고 한국일보 등이 보도했다.

앞서 검찰은 네이버 제2 사옥 건설을 총괄한 계열사 대표에 이어 네이버와 성남시 등이 성남FC 후원금 협약을 체결할 당시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낸 김모 전 대표를 소환해 네이버가 민간단체인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FC에 약 39억원(수수료 포함 약 40억원)을 우회 지원하는 '4자 협약'을 맺게 된 과정 등을 확인하고, 후원금 협약과 제2 사옥 건립과 관련성 및 대가성 여부 등을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김 전 대표를 송환·조사했으니 다음은 이모 네이버 총수를 소환·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모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현직에 취임하기 전인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었고,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건넨 후원금의 규모가 40억원이라는 거금이고, 임기가 네이버 제2 사옥 건설 무렵이었기 때문이다.

이 총수와 김 대표는 각각 네이버 의장과 이사로 2017년 3월까지 재직한 것은 두 인사가 경영 공동체였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총수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 당위성을 더 높인다.
이러한 네이버의 '성남FC 후원금'과 관련한 검찰의 행보를 보면서 필자는 2014년 네이버가 필자의 소설 '유등의 꿈' 연관 검색어를 삭제하고, 소설 연재를 중단시킨 사건을 떠올린다.

네이버가 성남FC에 대해 약 39억원을 우회 후원할 때 서울시에 등록된 '희망살림(현 롤링주빌리)'을 통했는데 이 단체가 박모 서울시장과 네이버의 정경 유착 의혹 때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017년 서울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 서울시장(희망살림 제○○ 상임이사)과 네이버의 정경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네이버 본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 /사진=정재훈 기자
아울러 네이버와 서울시가 2015년 7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유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인 것과 네이버가 필자의 소설을 삭제 또는 노출 통제를 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것이 중첩되는 것도 두 의혹 간의 유사성이다. 성남FC에 대한 후원금을 대가로 네이버의 제2 사옥 건설 편의를 제공한 혐의가 있는데 이는 네이버와 서울시 간 유대 강화가 필자 소설에 삭제라는 박 시장의 요청을 네이버가 수용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검찰이 발견한 네이버의 '성남시 민원 제기 문건' 작성 당시인 2015년,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하던 필자의 소설이 약 6개월간 한번도 노출되지 않게 통제됐다. 이에 필자는 네이버 고객센터에 100번 이상 정상화를 요청했지만 회신조차 없었다.

네이버 전현직 대표는 필자의 소설 '유등의 꿈' 게시물 삭제와 관련해 다른 답변을 해 네이버와 서울시의 '유착' 의혹을 은폐하려는 게 아닌가 필자는 의심한다.

2017년 한모 당시 네이버 대표는 박 시장의 요청에 따라 필자의 사회 소설 '유등의 꿈'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명예훼손을 사유로 직접 '유등의 꿈' 게시 중단을 요청하자 네이버는 2016년 3월 21일 게시 중단(임시 조치) 조치를 내린 후 이를 삭제했다.

하지만 최모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월 "2016년경 게시글이 삭제된 이력은 확인되기는 하나, 다만 삭제 사유나 내역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필자는 네이버 측이 왜 '삭제 사유나 내역이 없다'고 말하는지, 그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다만 '유등의 꿈'이 서울시와 경남 진주시의 유등축제 갈등을 다룬 내용이었고, 이를 불편하게 여긴 박 시장의 요청에 따라 게시물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 부재 상황에서 그 사유를 계속 주장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변명'을 하는 게 아닌가 의심한다.

이에 필자는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규명하면서 네이버와 서울시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요청한다.

네이버가 만약 서울시와의 '유착' 관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명예훼손'과 관련이 없는 필자의 소설을 삭제했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침해이기 때문이다.

◇ 편집자 주: 상기 기고문은 소설가 박응상씨의 개인적인 경험 및 주장을 가능한 왜곡 없이 담은 글로, 기고문 중 일부 내용은 객관적 사실과 차이가 있거나 일부 오류가 포함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당사는 기고문의 주장 취지가 왜곡되지 않는 범위에서 일부 실명 부분을 익명 처리하였음도 알려드립니다. 본지는 네이버 측이 이 기고문에 대해 입장을 밝혀오면 충실하게 보도할 계획입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