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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에게 이번 대선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묻자 내놓은 대답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많은 사람들이 뽑을 후보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정말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샤이 ○○○’ 인지 알 수 없지만 많은 여론조사 결과가 초접전인걸 보면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게 확실하다.
나 역시 당장 4일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지만 아직 어떤 후보를 뽑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대통령을 결정하기 위해 공약집도 뜯어보고 TV토론도 챙겨봤다. 우후죽순 표심몰이를 위해 발표한 선심성 공약들은 지켜질지 의문이다.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는 공약은 서로 베끼면서 후보간 공약 변별성도 떨어진다. TV토론 역시 마찬가지다. 각 후보들은 대장동 의혹, 배우자 논란 등 네거티브 공방으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고 흠집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는 찾기 어려웠고, 후보의 자질 검증은 불가능했다. 유권자들의 마음은 괴롭기만 하다.
도덕성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제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BBK 주가조작·다스 등의 의혹에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의혹을 덮을 만한 차별화된 이미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당시 이명박 후보는 샐러리맨 신화를 만든 경제대통령 이미지가 부각돼 BBK, 다스 모든 의혹을 누를 수 있었지만 20대 대선 후보들은 차별화된 이미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물가상승까지 국민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후보를 검증할 마지막 TV토론이 2일 열린다. 3·1운동을 주도한 만해 한용운 선생은 ‘무슨 일이든지 성공이나 실패보다 옳고 그른 것을 먼저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기회다. 승패에 연연하는 모습 대신 대통령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