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중에는 도덕성이나 공정성, 결단력 등 여러 덕목들이 있겠지만 많은 정치인들과 국민들은 ‘소통능력’을 첫손에 꼽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역시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통과 공감능력을 차기 대통령의 중요한 덕목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차기 대선 레이스에 올라탄 주자들 역시 언론과의 소통, 즉 국민들과의 소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언 정치’라는 비판을 받았던 윤석열 예비후보는 최근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 꼭 ‘질문 하나 더’를 외치고 있으며, 최재형 예비후보는 자신의 캠프를 활짝 열어젖히고 ‘캠프 오픈데이’를 가졌다. 이낙연 후보는 무려 대변인 6명을 추가로 임명해 공보 기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국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후보자들이 보여준 소통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할 때가 꽤나 많다. 여야 주자 할 것 없이 특정 매체의 질문을 회피하거나 자신에게 예민할 수 있는 주제는 완전히 차단해 버리는 태도가 그것이다. 심지어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생방송이나 라디오에서 조차도 이 같은 태도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소통을 넓히겠다’ ‘직접 대화해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라는 구호만으로는 국민들과의 ‘진짜 소통’을 이룰 수 없다. 진정성이 없다면 정치인의 소통은 그저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거나 네거티브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이다.
반대의견을 이해하고, 쓰더라도 달게 삼키는 진정성 있는 소통능력을 발휘해야 다양한 민심의 흐름을 읽고 균형 잡힌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그것이 사회통합이라는 목표와 비전을 향해 가는 길일 것이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아닌,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