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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발(發) 이준석 돌풍에 민주당의 한 초선 청년 의원이 보인 반응이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주요 원내 교섭단체급 정당의 ‘30대 당수’가 됐다. 이 대표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다른 경쟁 주자들의 득표율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58%를 기록했다. 야당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절실한 요구가 반영된 셈이다.
이 대표가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사회의 고질적인 이념 대립 구도와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중심의 정치를 부숴야 한다는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도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최근까지 보수 정당에 씌워졌던 ‘꼰대 정당’ 이미지는 이제 민주당을 향하고 있다. 지난 달 25일 송갑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재보궐 이후 정치지형 변화 분석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민주당의 최초 연상 이미지는 내로남불(8.5%), 진보·극진보·강성진보(6.5%)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정당별 이미지를 의인화한 경우에도 민주당은 ‘40~50대 남성의 독단적이며 말만 잘하는 소유자’, ‘능력적 측면에서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며 도덕성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람’으로 집약되는 망신을 당했다.
물론 민주당이 조국 사태를 비롯한 위기 때마다 청년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지난 달 17일 민주당이 성년의날 기념으로 마련한 ‘20대 청년 간담회’에서 20대 청년들은 여권 대선주자들의 선심성 현금지원 정책에 대해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 표 안 준다”며 일침을 놓았다. 구체적인 재원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정책이 ‘매표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MZ세대(9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2000년대생 Z세대)들은 더 이상 포퓰리즘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여당 내에 대안 세력이 보이지 않는 점은 안타깝게 다가온다. 민주당이 청년과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기 위해서는 청년의 정치참여 확대를 제도화하는 등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3·9 대선에서 뼈아픈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