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시스템을 관리하는 건 거래 수수료를 챙기는 증권사의 책임이다. 지난해에는 거래 수수료 급증으로 증권사들이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기도 하다. 거래 시스템 고도화는 증권사 생존의 문제기도 하다. 고객 수요를 제대로 따라가지 않은 채 불편을 방치하면 최근 무섭게 성장하는 핀테크 기업에 자리를 빼앗기게 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오픈뱅킹이 증권사에도 적용돼 투자자들은 좀 더 편리한 시스템을 찾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카카오페이증권이나 토스증권이 하루 빨리 MTS를 출시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IT가 기반인 두 회사의 거래 시스템은 더 안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증권사들은 전산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투자자 증가 속도가 빨라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는 데에는 금융당국의 감독 규정이나 업계 공통의 피해보상 기준이 부실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전산 장애로 회사에 중징계를 부과하려면 50억원 이상의 피해가 있어야 한다. 또 피해에 대한 보상 대책도 증권사마다 제각각이다. 만약 투자자가 전산 장애로 입은 손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이 또한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실정이다.
많은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이 코스피 3000시대를 맞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선 ‘코리아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거래의 기본이 되는 시스템이 먼저 안정돼야한다. 증권사들은 늘어난 거래 수수료수익을 활용해 서버 증설이나 데이터 센터 구축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MTS앱도 꼭 필요한 기능만을 담아 장애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금융당국도 실효성 있는 규제와 기준을 만들어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