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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국방과학기술’ 주도 ‘제2자연과학원’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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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4. 10. 07:16

북한 국방위 산하 핵무기·미사일·장사정포·잠수함·포무기 등 국가 특별지원 속 신무기체계 연구개발, 김일성·김책·국방대학 우수 인재 충원, 연구인력만 5만5000명, 한국은 국방부에만 떠넘기고 '나몰라라'
“북한은 당장 가시적인 도발과 공격을 위해 국방과학기술과 군사력 건설에 있어서 상당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 안보에 대한 책임을 국방부에만 떠넘겨 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다.”

국내 무기체계 전문가들은 9일 북한이 국방과학기술 측면에서 1960년대부터 국가에서 상당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정보통신 부분을 빼고는 군사력 건설에 앞서 있어 특단의 대책이 화급하다고 지적했다.

정통한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의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의 핵심적인 역할을 ‘제2자연과학원’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국가로부터 특별 대우를 받고 있는 제2자연과학원은 연구원만 1만5000여명에 실험 조수·지원 인력 40000여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5만5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우리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인력이 연구원 2000여명을 포함해 모두 2600여명인 것에 비하면 인력 측면에서 무려 21배 넘게 격차가 난다.
북한은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리과대학·평양국방대학(전 강계공업대학)·룡성약전공업대학·인민무력부 미림전자전대학 출신 등의 우수한 인재들을 제2자연과학원에 충원하고 있다.

일부 조직을 빼고는 소속 부서와 기관의 구체적인 기능이 대부분은 극비에 부쳐져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제2자연과학원 원장에게는 대장의 군사 칭호가 부여되며, 인민무력부 부부장과 제2경제위원회 1부위원장직도 겸하고 있다.

제2자연과학원의 기본 임무는 한반도 지형과 북한 군인 체형에 맞고 북한 군 전술과 전략 요구를 만족하는 무기 개발이다. 1984년 10월 김일성 주석과 함께 제2자연과학원을 찾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우리식, 조선노동당식의 무기를 연구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우리식 무기란 우리나라 지형 조건과 우리 군인의 체질, 주체 전법인 유격전 요구에 맞춘 무장 장비”라고 말했다.

북한은 1970년대 중반 군수 경제를 총괄하는 국방위원회 산하 제2경제위원회를 조직했다. 민족보위성 소속이던 국방과학원을 제2자연과학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소속도 제2경제위원회 산하로 변경했다. 이어 1970년대 후반에는 제2자연과학원을 제2경제위원회와 동격으로 격상시켜 당시 노동당 중앙기계사업부인 군수공업부 직속으로 개편했다.

제2자연과학원은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스커드 모방 설계에서 시작해 노동1호 미사일을 개발하며 많은 성과를 냈다.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우주연구소(1983년) 전자전 연구소(1986년), 외국어 강습소(1988년), 전자계산기 연구소(1989년) 등의 연구소들을 속속 신설했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는 대포동 1·2호, 은하 3호 등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 방문 때도 부주석까지 밖에서 기다릴 정도로 철통 보안 속에 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핵개발도 국방위가 명령을 내리면 산하 원자력공업성이 정책 실행과 함께 제2자연과학원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 제2자연과학원은 연구개발을 하고 제2경제위원회는 심의와 생산을 맡고 있다.

특히 제2자연과학원은 국방위 산하 원자력공업성·제2경제위원회와 대등한 위상으로 제2자연과학원 소속 연구원들은 원자력공업성과 제2경제위원회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자력공업성과 제2경제위원회 종사자들은 제2자연과학원에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한 예비역 무기체계 전문가는 “북한은 거대한 국방과학기술 조직인 제2자연과학원을 통해 국가가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과학자를 유지하면서 지금의 가공할만한 군사력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현실적인 북한의 위협과 도발, 공격은 놔두고 국방과학기술을 군사력 건설에 집중하기도 부족한데 경제 논리에 따라 방산 수출이나 창조 경제, 창조 국방의 부가적인 개념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계의 한 무기체계 전문가는 “우리 국방과학기술이 세계에서 종합적으로 10위권 정도 되지만 북한과 당장 싸워 확실히 이길 수 있는 군사력을 건설하는데는 아직 부족하다”면서 “북한이 정보통신 기술이 가미된 첨단 무기개발에서는 우리보다 좀 뒤질지 몰라도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당장의 실질적인 군사력 건설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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