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법인만 200여개, SK아메리카스 '컨트롤타워'
중국 'SK차이나 컴퍼니' 현지 투자 및 사업 추진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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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트럼프 시대를 맞이하는 SK로선, 최 회장이 다져놓은 글로벌 인맥과 아웃리치가 가장 귀중한 자원이자 무기다. 불과 두 달 전에도 최 회장은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최종현학술원은 2021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를 열고 세계적 석학 및 재계 인사들과 만나고 있다.
최 회장은 미중 전략을 균형감 있게 펴는 방법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고위급 경제인 대화에도 참석한다. 행사는 대한상의와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가 공동 주관하며 한국과 중국에서 번갈아 열리고 있다. 최 회장을 비롯해 오너가들은 중국 주요 기업과는 이차전지 부문에서도 협력을 통해 산업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재계 셀럽 최태원, 美 정계도 잡았다
최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정기적으로 전 세계의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도 진행하면서 현지에서의 존재감을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최종현학술원이 진행하는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다.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2021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싱크탱크, 재계인사들이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한다.
최 회장이 2025년 2월 워싱턴에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TPD 때문이다. TPD는 그간 12월에 열렸으나 이번에는 미국 대선 일정을 고려해 2월에 열린다. 최 회장의 2월 일정은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으나 평소 현지 사업장을 자주 둘러보고 현안이 있을 때 적극 미국으로 향했던 만큼 참석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TPD에 어떤 인사들을 초청할지도 관심사이며 해당 기회를 활용해 미국 내 인맥 다지기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촉즉발 美中 리스크… 현지법인·수펙스, 유기 대응체제
그룹이 미국 현지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취한 대표적인 조치는 SK아메리카스의 설립이다. SK아메리카스는 쉽게 말해 북미 대관 조직을 하나로 합친 콘트롤타워다. 반도체, 배터리 등 미국 정세 변화와 맞닿아 있는 사업 분야에서 좀 더 재빨리 대응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미국 내 사업 전략은 SK USA가 담당했지만, 이를 SK아메리카스로 바꾸고,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에서 SK하이닉스, SK(주) 등이 추가로 출자해 조직의 규모를 키웠다. 북미지역 전문가인 유정준 부회장이 현재 SK아메리카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SK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글로벌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조직을 만들어 대응 중이다.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스(GPA) 팀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과장 경력을 보유한 김정일 부사장이 담당 중이다. 중국은 SK차이나 컴퍼니를 통해 그룹의 중국 투자 및 사업 추진을 진행한다.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렌터카 사업, 부동산 개발사업, 경영컨설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배터리회사 SK온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예정한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해 대중국 견제 기조에 편승하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법안에 대해 기민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또 SK(주)는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전장 부품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업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SK온과 지리그룹 내 브랜드들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