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창원 다자녀 기준 완화 시책, 예상대로 강사만 피해

강사들 "천편일률적 수강료 배분 부당"
"급여 지급일도 정확히 지켜달라"

창원시설공단 시설물 이용 할인 안내문/ 창원시설공단 홈페이지 캡처

경남 창원시가 출산장려 정책을 시행하면서 생색은 시가 내고 피해는 시설공단과 프리랜서 강사가 입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공단이 강사에게 급여를 지급하면서 일부 강사에게 정확한 명세서를 첨부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지급일도 부정확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7일 시에 따르면 저출생 극복 방안 중 하나로 2022년 10월 다자녀 기준을 3명에서 2명으로 정비했다. 시가 다자녀 기준을 완화하면서 2023년부터 자녀 2명을 둔 시민이 시와 시설공단 등이 운영하는 공공시설 이용료를 50%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창원시설공단과 계약한 프리랜서 강사들은 수강생들이 납부한 전체 수강료의 절반을 지급받는 조건이라 다자녀 가정 시민 수강료 감면 대상 확대는 강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시행 첫해인 2023년은 공단과 강사들에게 감면금액 전액을 부담시켜 우려가 현실이 됐었다.

2년 차인 올해부터 공단은 강사들과 계약을 맺으며 2023년 데이터를 분석해 공단과 강사의 수강료 배분 요율을 기존 50대 50에서 프로그램별로 조정했다. 강사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공단은 강사 1명에 수강생이 많은 프로그램인 필라테스 등은 공단이 45, 강사 55로 변경했고, 탁구 등 1대1 수업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 프로그램은 공단 20, 강사 80까지 강사의 요율을 높였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연말에 강사와 다음해 1년 동안의 프로그램을 계약하는 구조인데 수강생이 몇 명이 접수할지 예측을 할 수 없어 프로그램별 수강료 배분 요율을 정하고 강사와 계약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올해부터 공단과 변경된 요율로 계약을 하면서 지난해보다 강사들은 어느 정도 인상된 급여를 지급받고 있긴 하지만 주먹구구식 방식으로 강사들은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일선 강사 A씨는 "시가 출산장려 정책을 시행하면서 그 책임을 왜 강사에게 지우려 하느냐"라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강생을 예상할 수 없다면 시가 일정 금액의 예산을 편성해놓고 할인해 주는 만큼을 시가 부담하면 된다. 시책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강사 B씨는 "전체 수강생 중 몇 명이 감면 대상인지, 감면 금액이 얼마인지, 공단이 알려주지 않아 완전 깜깜이다"라며 "공단과 나누는 수강료가 강사들에겐 급여인데 지급일도 일정치 않아 불편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공단에서 운영하는 곳이 시 전역에 14곳이나 되고 1곳 당 20~30명 정도의 강사들이 소속돼 있는 만큼 일부 강사에게 정확한 명세서가 발행되지 않은 곳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전수조사를 실시해 강사들에게 지급되는 명세서에 감면 대상 수강생의 수를 강사가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라고 해명했다.

급여 지급일에 대해서는 "업무량이 많아 공단 직원들이 월초에 주말과 휴일 추가 근무를 하면서 강사들의 급여 정산를 하는 경우가 많아 정산이 마무리되는대로 급여를 지급한 것 같다"라며 "정상급여일인 10일에 급여가 송금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