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獨 성악가 아플 “‘겨울나그네’는 시·음악 결합된 완벽한 작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4010002183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9. 04. 10:35

'독일 가곡의 전설' 디스카우 마지막 제자...슈베르트 '겨울나그네' 공연
한세예스24문화재단 첫 클래식 무대..."10주년 맞아 영역 확장"
벤야민 아플
독일 출신의 세계 정상급 바리톤 벤야민 아플이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2024 여름에 만나는 겨울나그네' 공연을 앞두고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에 관해 말하고 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는 200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도 깊은 울림을 주는, 시대를 초월한 작품입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2024 여름에 만나는 겨울나그네' 공연을 위해 내한한 독일 출신의 세계 정상급 바리톤 벤야민 아플은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아플은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24곡 전곡을 부른다. 독일과 영국에서 활발히 가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그는 '겨울나그네' 연주로 정평이 났다. 지난 2022년 '겨울나그네' 앨범을 발매한 그는 같은 해 영국 BBC가 '겨울나그네'를 소재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겨울기행'에 출연하기도 했다.

1827년 작곡된 '겨울나그네'는 실연의 절망에 방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1828년 31세 나이로 요절한 슈베르트의 마지막 가곡으로도 유명하다. 아플은 이 곡에 관해 "시와 음악이 결합된 완벽한 작품"이라며 소개했다. "24개의 곡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데, 어떤 사람이 연주하느냐에 따라 모두 다른 '겨울나그네'가 되지요.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아플은 슈베르트 가곡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독일 성악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마지막 제자이다. 2009년 디스카우를 만나 제자가 된 아플은 2012년 5월 디스카우가 사망하기 직전까지 개인지도를 받았다. 그는 디스카우와의 만남이 자신의 삶에 있어 "최고의 선물"이라고 돌아봤다.

"디스카우는 자신의 음악을 단순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창조'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제게 음악뿐 아니라 삶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분이기도 하지요."

벤야민 아플(오른쪽)과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
바리톤 벤야민 아플(오른쪽)과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 /한세예스24문화재단
촉망 받던 경영학도였던 아플은 안정적인 은행원의 길을 걷다가 뒤늦게 성악가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합창단인 레겐스부르크 돔스파첸에서 활동하며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서 연주회를 펼쳤다. 음악에 대한 애정은 있었지만 "혼자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가방 하나만 가지고 사는 예술가의 삶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음악에 대한 미련을 온전히 버릴 수 없었다.

"어느 날 강의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어느 순간 나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성악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그 이후, 한 번도 제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아플은 첫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이 개방돼 있고 현대적인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특히 유럽에 비해 한국 클래식 관객들은 상당히 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클래식음악의 미래가 한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마련할 예정이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동아시아의 다채로운 미술작품과 우수한 문학 작품 소개에 주력했는데 창립 10주년을 맞아 음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다"면서 "아플의 공연을 계기로 한동안 가곡 위주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