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으르렁’ 필리핀-중국, “남중국해 물자보급 임시조치 합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22010013661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7. 22. 15:17

SOUTHCHINASEA-PHILIPPINES/USA <YONHAP NO-2034> (REUTERS)
남중국해 세컨트 토머스 암초 인근에 좌초된 필리핀 군함 시에라 마드리에호에서 필리핀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분쟁 중인 필리핀과 중국이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물자 보급 문제를 두고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22일 로이터·AP 등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중국과 "아융인 암초에 있는 시에라 마드레함에 필요한 일상 물자를 보급하고 병력을 교대하는 임무를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필리핀 외교부는 "양측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남중국해 상황의 긴장을 낮추고 (입장) 차이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계속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합의가 남중국해에서 서로의 입장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란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22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필리핀의 보급 업무는 중국에 대한 주권 침해이며 선박(시에라 마드레함) 인양과 런아이자오 원상 복구를 요구한다"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군함 예인 전'까지는 수송·보급을 허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양국 모두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AP통신은 당초 중국이 필리핀에 시에라 마드레함의 수리·보강을 위한 기자재를 전달하지 않을 것과 (보급) 선박에 수리 물품이 있는지를 검사할 권리를 요구했으나 필리핀이 강력하게 거부하며 최종 합의에는 빠졌다고 전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대량의 건축자재를 실어 고정시설과 영구 전초기지를 건설하려 한다면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법률과 규정에 따라 단호히 차단, 중국의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 강조했다.

필리핀은 중국이 지난 1995년 분쟁지역인 스플래틀리 군도의 암초에 군사기지를 지으며 요새화에 나서자 1999년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에 2차세계대전 때 쓰인 군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고의로 좌초 시켰다. 이후 배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정기적으로 식량·의약품·선박 보강용 자재 등을 보급하고 있다. 중국이 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고 보급 작전을 방해하며 양측간의 물리적 충돌도 이어져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 보급선에 돌진하는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해군 병사 1명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잘리는 등 갈등이 고조되자 양국 외교당국이 대화에 나섰다. 양국은 지난 2일 남중국해에서 문제 발생시 상호 연락을 위한 고위급 직통망(핫라인) 개설에도 합의했다.

필리핀은 향후 시에라 마드레함에 대한 재보급 작전을 "미국의 도움 없이 순수한 필리핀의 작전으로 진행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필리핀군은 재보급 임무에 관한 별도의 성명을 내고 "외국의 개입을 요청하기 전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 밝혔다.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과의 갈등이 더 커지는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