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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지사 3연임 고이케, 극우 성향 TV앵커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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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7. 08. 07:24

관동대지진 조선인 희생자에 추도문 거부
JAPAN-ELECTION/TOKYO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한 고이케 유리코 현 지시가가 7일 도쿄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71) 현 지사가 약 43%의 득표율로 3선 연임에 성공했다.

NHK에 따르면 8일 오전 투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고이케 지사는 291만여 표(42.8%)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일찌감치 고이케 지사와 양강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도됐던 렌호 전 참의원(상원)이 128만여 표(18.8%)를 얻어 3위에 그쳤다. 금융사에서 일하다가 4년 전 아키타카타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시마루 후보가 165만여 표(24.3%)로 2위를 차지했다.

역대 최다 56명이 출마한 이번 선거 투표율은 60.62%로 4년 전 55.00%보다 5.62%포인트 상승했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 4월 중의원 보궐선거, 5월 시즈오카현 지사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자민당과 거리를 두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후보를 내지 못한 자민·공명당은 고이케 지지를 선언하고 당선을 도왔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렌호 후보 역시 입헌민주당, 공산당, 사민당의 지원을 받았다.

고이케 지사는 특이한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다. 아랍어 통역사, TV 앵커, 특명대신, 환경대신, 중·참의원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효고(兵庫)현 출신으로 간사이가쿠인(關西學院)대 사회학부에 입학했다가 "유엔 공용어에 아랍어가 추가될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보고 학교를 중퇴하고 이집트 카이로로 유학을 떠났다. 카이로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아랍어 통역 활동을 하다 1979년부터 니혼TV, TV도쿄 등에서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1992년 당시 일본신당 후보로 비례대표 참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참의원을 사퇴하고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효고현2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중의원에서 8선을 기록했다. 소속 정당이 이합집산하면서 고이케 당선인도 일본신당, 신진당, 자유당, 보수당 등을 거쳐 자민당으로 옮겼다.

남성 중심의 정계에서 독특한 경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여 온 고이케 지사는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내각에서 환경대신을 3년간 역임했다. 2004년 9월부터 2년간은 오키나와(沖繩)·북방영토(쿠릴 4개섬) 담당 특명대신도 겸했다.

고이케 지사는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아베 총리와 경합한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을 지지하며 비주류의 길을 걸었다. 2016년 자민당에서 도쿄도지사 후보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민당 후보를 누르고 첫 여성 도쿄도지사가 됐다. 고이케 지사는 지역 정당 '도민퍼스트회'를 만들어 지지 기반을 구축한 뒤 2020년 지사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도지사 첫 당선 직후엔 1923년 관동 대지진으로 학살된 사람을 포함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으나 2017년부터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등 극우성향을 보였다. 2007년 아베 1차 정권 당시 총리 보좌관이던 고이케 지사는 미국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한 사과와 책임 인정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을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까지 갔다.
최효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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