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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되살아난 광개토대왕릉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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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1. 24. 11:55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의 길'서 선보여
원형 가까운 '원석 탁본'도 공개
역사의 길'에 세워진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의 길'에 세워진 디지털 광개토대왕릉비./국립중앙박물관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석이자 4∼5세기 고구려를 비롯 동북아시아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 자료인 '광개토대왕릉비'가 디지털로 되살아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로비와 전시실 사이로 뻗은 '역사의 길'에서 디지털로 재현한 광개토대왕릉비 영상과 원석 탁본 복원 자료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광개토대왕릉비는 고구려 광개토왕의 아들인 장수왕이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414년께 세운 비석이다. 최대 높이 6.39m의 돌 4면에 총 1775자를 새겼는데 고구려 건국 신화와 왕의 즉위, 광개토왕의 업적, 왕의 무덤을 관리하는 규정 등이 담겨있다.

박물관에서 새롭게 태어난 비석은 중국 지안에 있는 유물 모습 그대로다. 높이 7.5m(받침대 포함 시 8m), 너비 2.6m 크기 발광다이오드(LED) 기둥에는 사진, 영상 자료를 토대로 구현한 비석 모습을 각 면에서 볼 수 있다.
비석 영상과 함께 공개한 원석 탁본도 주목할 만하다. 원석 탁본은 비문에 석회가 칠해지기 이전에 뜬 탁본이다.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석회 탁본에 비해 연구 가치가 크다. 광개토대왕릉비 원석 탁본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10여 종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한학자 청명 임창순이 소장했던 원석 탁본첩, 이른바 '청명본'을 구입해 유물을 보존 처리한 뒤 고구려실에서 처음 공개했다. 청명본의 원본은 고구려실에서, 복원한 비문은 족자 형태로 '역사의 길'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은 탁본 공개와 더불어 고구려 역사·문화 콘텐츠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선사고대관이 시작하는 구석기실부터 고구려실까지 약 1613㎡(약 488평) 규모 전시 공간을 전면 개편해 최신 연구·조사 성과를 반영할 예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면 개편은 2005년 용산으로 이전해 개관 이후 처음"이라며 "우리 역사를 직관적으로 조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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