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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핵심기술 유출 처벌 수위, 확실하게 높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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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1. 09. 17:21

국내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정보원 적발 반도체 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지난해 모두 13건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2022년 9건보다 무려 44% 증가했다. 반도체 해외 기술 유출은 2016∼2018년 매년 1건씩 적발되다 2019년 3건, 2020년 6건 등 증가 추세다. 이는 각국의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면서 해외 정부나 기업의 국내 반도체 기술 탈취 시도가 늘고 있는 데다, 국내 수사기관이 적발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 유출은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2차전지, 자동차, 조선 등 우리의 주력 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기술 유출이 주로 첨단 공정에서 일어나기에 적게는 수천억 원, 많게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8∼2022년 핵심기술 유출로 한국 기업이 본 피해액이 25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해당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 안보 및 경제 전체에 큰 위협이 된다.

'기술 유출로 얻는 이득이 적발 시 손실보다 훨씬 크다'는 점 때문에 기술 유출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 이익 보호 대신 기술 유출 대가에만 눈이 멀어 틈만 나면 소중한 기술을 팔아 막대한 개인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첨단 기술 유출 행위에 대해 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처벌을 가하는 것은 절대 지나치지 않다. 마침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기술 유출 범죄와 관련, 법원 판결의 지침이 되는 양형 기준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 본다. 대법원은 기술 유출 이익보다 적발 후 손실이 훨씬 큰 쪽으로 양형 기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기술 유출 행위의 싹을 근본부터 잘라내야 한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기술 유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기술 유출자를 엄단하고, 기업은 철저한 예방 시스템을 갖추는 등 국익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주도면밀한 대책을 세워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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