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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디플레 진입, 경제운용·수출대책 재점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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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08. 10. 17:53

중국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이 리오프닝(re-opening) 하면 세계경제가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도 무너지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CPI와 PPI 상승률이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블룸버그는 중국이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으로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도 "중국이 확실하게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며 "이제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살펴볼 때"라고 단정했다.

올해 초에는 대부분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크게 빗나가 지난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로 시장 전망치 7.1%에 크게 못 미쳤다. 여기에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하자 중국경제가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통상 경기가 둔화하면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 때문에 통화완화 정책을 과감하게 펼치기가 부담스럽다. 부동산 장기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 붕괴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민간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고 있다.

중국경제가 침체국면으로 들어가면, 한국경제도 당초 기대한 하반기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1.5%의 성장전망치도 1%대 초반으로 내려갈 수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의 대중(對中)수출이 감소할 것이고, 위안화 가치 하락도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기조를 재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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