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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세린에게 아르헤는 친구들과 함께 놀고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한 식사를 제공받는 마지막 안식처다. 포르세린은 취학 전부터 아르헤의 후원을 받아 생활했다.
독일 내 코로나19로 봉쇄령이 장기화되면서 빈곤층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가정폭력과 정신적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 독일 베를린시는 이번 주부터 다시 초등학교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학생들을 나눠 격주 혹은 격일로 등교하도록 하고 최소한의 과목으로 단축 수업을 하기로 했다. 정상화는 아직 먼 이야기다.
오랜 시간 일을 해야 하는 부모 대신 포르세린은 세 명의 형제자매와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이제는 6살 난 어린 동생을 돌보는 데도 능숙하다. 아이들 4명은 인터뷰에서 덤덤하게 그들의 일상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는 집에서 정말 많은 문제를 겪곤 하지만 스스로 대처할 수밖에 없어요. 부모님이 계시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거든요. 요리할 때 긴 머리에 불만 붙지 않도록 조심하면 된다고 했어요. 바쁜 엄마는 빨래를 자주 할 수 없기 때문에 옷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하고 있죠.”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르헤는 이 소녀의 이야기와 함께 사회적으로 취약한 빈곤가정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겪은 어려움을 전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약 300만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그들 대부분은 개인 공간이 없는 작은 아파트에서 형제자매 및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베를린 마르찬 헬러스도르프 지역 거주민 중 40%가 저소득 한 부모 가정일 정도다. 임대료가 저렴한 특정 지역에 밀집해 있는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베른트 지겔코우 베를린아르헤 본부장은 “저소득 근로자는 대부분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사회와 학교에서 점점 더 많이 뒤쳐지게 된다”고 말했다.
가정폭력도 증가했다. 탁아기관과 학교, 빈곤퇴치단체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여러 명의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이 늘어난 탓이다. 아르헤에 등록된 어린이 중 약 30%는 지난 11개월 동안 체중이 25kg 이상 불어 의료적으로도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보호자 없이 미디어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아이들 사이에서는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폭력적인 언어와 협박을 하는 ‘온라인 왕따’가 급증했다.
지겔코우 본부장은 “지난해 3월부터 빈곤계층 어린이를 위한 구호시스템이 폐쇄되고 어린이들이 방치되는 동안 정치인들은 침묵했다”고 비난하면서도 “대유행이 오래 지속될수록 빈곤가정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채 몸과 마음이 자라난 어린이들에게 더 이상의 보상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두렵다’라는 말로 입을 뗀 포르세린에게서 ‘코로나 시대’에 소외받는 빈곤층 아동들의 공포심이 묻어난다.
“작년에는 2021년이 되면 전염병이 사라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아서 무척 실망했어요. 만약 세 번째 봉쇄령이 오면 학교는 다시 문을 닫을테고 전 다시 혼자 집에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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