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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2월 말 최신호에서 ‘한국 정부는 주택가격 낮추기에 실패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에는 ‘유권자들은 행복하지 않다’라는 부제가 붙여졌다.
서두에는 서울의 높은 집값이 소개됐다. 이코노미스트는 KB국민은행 통계를 인용해 최근 3년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58%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높은 집값으로 유명한 런던과 비교해 런던의 중위가구 소득대비 평균적인 아파트 가격은 12배인데 비해 서울은 16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노원구를 예시로 들며 서울 북동부의 평범한 도시조차 지난해 하반기 집값이 30%나 뛰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집값 상승은 이제 수도 서울을 넘어 주변 경기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자산을 부동산으로 소유하려는 경향과 초저금리가 부동산 수요를 자극했지만 결국엔 아파트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한 탓이라고 봤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가 사태 수습을 위해 내놓은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 출범 이후 부동산 투기꾼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보유세를 인상하는 등 수요를 억누르기 위한 20여 개의 조치를 내놨다고 전했다. 또한 세입자 보호법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조치들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식히지 못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실패원인으로 부동산 관련 세금부담이 커지면서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김준형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투기 문제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핵심은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주택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주택보유자와 처음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여름부터 부동산 정책은 여론조사 결과를 좌우하는 주요 쟁점이었으며 정부의 대책에 실망을 느꼈다는 여론이 다수라고 전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5년까지 수도권에 60만 채 이상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공급계획 구체화에만 몇 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까지 민심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