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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아시안리뷰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13억 8000만 인구의 인도는 지난 25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국가 봉쇄령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뒤 큰 혼란에 빠졌다. 식품·제약·금융 등 필수 부문은 봉쇄령에서 제외됐지만 봉쇄에 대비할 틈이 없었던 시민들은 혼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의 항구도시 뭄바이의 한 슈퍼마켓은 물건을 사러 온 시민들이 몰리자 번호표를 나눠줘 가게 내 손님 수를 제한했다. 이 슈퍼마켓을 찾은 30대 인도 남성은 “이곳에 도착했을 때 이미 진열대는 텅 비어있었다”며 “순서를 기다렸지만 신선한 야채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 HSBC의 수석 경제학자 프라줄 반다리는 인도 전역의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각 주(州)간 트럭 운송도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세정제와 만성질환용 약품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품 납품이 예정일보다 2~3일 가량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건 공급 외에도 봉쇄령으로 인한 혼란은 이곳 저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봉쇄령으로 산업 시설을 비롯한 공장과 매장이 전부 문을 닫자 일자리를 잃은 지방 노동자들은 귀향길에 올랐다. 수십만명이 수도 뉴델리를 탈출하려고 버스 정류소를 찾으면서 이번 확산 방지책이 도리어 코로나19 확산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모디 총리는 국가 봉쇄령이 극단적 조치이며 심각한 경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인도를 신종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 국가 봉쇄령이 최선의 조치였다며 이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디는 지난 28일 공영 라디오를 통해 “국민 중 일부는 나에게 화를 낼 것임을 알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와의)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선 어려운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인도 경제는 2019년 1분기 성장률 5.8%로 201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 둔화가 이미 포착돼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도의 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기준 인도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979명, 사망자는 2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