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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때리고 눈 도려낸 뒤 방치한 남성 감형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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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7. 07. 13. 09:36

대법원 "살해의도 없어…징역 26년→18년"…항의시위·온라인서 비판 확산

칠레 대법원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여성들 [EPA=연합뉴스]
칠레 대법원이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때려 의식을 잃게 한 뒤 눈을 도려낸 가해자에게 감형을 선고해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 대법원은 전날 마우리시오 오르테가의 형량을 징역 26년에서 18년으로 줄이는 선고를 내렸다.


대법원은 오르테가가 여자친구 나빌라 리포를 공격할 당시 살해의도가 없었었다는 점을 감형의 근거로 제시했다.


오르테가는 지난해 칠레 남부 코이헤이크의 한 길거리에서 동거녀 리포를 두들겨 패 의식을 잃게 하고 그녀의 눈을 도려낸 뒤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녀는 주민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당시 남녀 간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사건으로 현지 여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도 지난 5월 병원서 회복 중인 리포를 방문해 위로하기도 했다.


오르테가는 지난 5월 리포에게 중상을 입히고 성을 이유로 여성을 살해하는 것을 의미하는 '불만 살인'을 시도한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6년형을 언도받았다.


변호인이 재심을 신청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하는 대신 감형을 선고했다.


리포는 법정에서 "오르테가는 나의 요리 솜씨가 형편없다고 혹평하는 등 사소한 이유로 늘 괴롭혔다"며 "그는 나에게 매춘부라는 말을 하고 때때로 계단 아래로 내팽개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오르테가는 리포의 네 자녀 중 두 자녀의 아버지이다.


그녀는 현지언론에 "나의 이야기를 널리 알려 남에게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판결이 알려지자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대법원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들어 불공정한 판결이라며 규탄 시위를 벌였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글들이 급속히 퍼졌다.


클라우디아 파스쿠알 여권·남녀평등부 장관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스쿠알 장관은 "리포 사건처럼 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힐 정도로 공격했을 때 살해의도가 없었다고 생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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