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낸 예경탁, 횡령사고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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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기 3년차로 연임도전이 가능한 빈대인 회장은 이번 부산·경남은행 최고경영자(CEO) 후보 선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롱리스트(예비후보)는 물론, 숏리스트(최종후보)까지 비공개로 했다.
안정적인 실적 성과를 낸 최고경영자(CEO)는 연임을,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했던 곳은 교체를 선택했다. 경영능력을 중시하면서도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7일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방성빈 은행장을 부산은행 CEO 후보로 추천했다. 연임인 방성빈 행장은 2026년 3월까지 1년 더 부산은행을 이끌게 된다.
경남은행장은 김태한 부행장보가 신규선임됐다. 작년 당기순이익 3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하는 성과를 낸 예경탁 행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당연직 후보자 중 한 명이던 김태한 부행장보가 CEO로 추천됐다. 1969년생인 김태한 신임행장 후보자는 경남은행 여신심사부장과 상무를 역임한 경남은행 출신이다.
방성빈 은행장은 연임에 대한 전망이 우세했다. 24년 만에 치러진 국민은행·기업은행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부산시 1금고 자리를 사수했다. 지난해 부산은행 당기순이익은 4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늘어났다.
호실적을 냈던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결국 횡령사고에 발목이 잡혔다. 본인 취임 전 일어났던 사고였지만, 그 규모(3089억원 횡령)가 워낙 컸던 만큼 결국 용퇴하는 방향으로 교체가 이뤄졌단 평가다.
이번 CEO 인사는 빈대인 회장에게는 중요했다. 임기 3년차로 연임을 도전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주력 자회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컸다. 여기에 최근까지 지속되는 은행권 금융사고로 인해 내부통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빈 회장은 지역기반 영업능력을 증명한 방성빈 은행장을 선택해 안정적 실적을 신경 쓰면서도, 금융사고와 관련돼서는 '무관용 원칙'을 보여준 것이다.
BNK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자추위는 부여받은 권한과 의무안에서 최대한 공정하고 엄정하게 심사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결정은 조직의 안정과 변화, 혁신을 강조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