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재개… "끌어내라" 진위 촉각
홍장원 출석하는 5차변론, 중요 변수로
尹측 180일 심리 요구… 장기화 가능성
법조계 "진보 성향 재판관 논란 해소를"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설 연휴 휴지기를 가진 헌재는 다음 달 4일부터 매주 화·목요일 변론기일을 재개한다. 특히 6일부터는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재판이 진행된다.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4차례 변론이 진행됐다.
5차 변론기일(4일)에는 국회 측 증인으로 홍 전 차장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출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역시 직접 출석 의사를 밝힌 만큼 '국회의원 체포 지시' 의혹을 놓고 설전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차 변론기일에서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의원들을 자신이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없었다고 주장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증인 출석해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군 병력)을 빼라'고 지시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반면 홍 전 차장은 검찰 조사 및 국회 등에서 여러 차례 윤 대통령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을 한 바 있다.
이어 다음 달 6일 변론기일에는 국회 측 증인인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윤 대통령 측 증인인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출석한다. 이어 11일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 대통령 측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핵심쟁점을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탄핵심판이 길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헌재는 신속 재판 방침을 세웠지만, 엇갈린 증언들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등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서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이 30명 이상 증인을 신청하고 헌법재판소법이 정한 180일 심리기간 보장을 요구하는 만큼 헌재 판단 여하에 따라 기일은 추가로 더 지정될 수 있다.
헌재가 윤 대통령 측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도 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퇴임이 오는 4월 18일 예정이어서, 이르면 3월 중 결론을 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진보 성향 재판관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만큼 신속 재판보다는 논란 해소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친분설이 제기된 문 대행은 논란이 일자 SNS 계정을 닫았다. 문 대행의 공정성과 중립성 문제가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손을 떼라고 공세 중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재판관 기피신청을 냈지만 헌재가 불허한 정계선 재판관 논란도 중립성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계선 재판관 남편은 탄핵사건 국회 측 대리인인 김이수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어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이미선 재판관 역시 친동생이 윤 대통령 퇴진추진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진녕 변호사는 "진보 성향 재판관의 과거 소속단체와 가족 이력 등을 보면 국민들은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재판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결과를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지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로스쿨 교수는 "헌법재판관 성향을 지적하는 것은 탄핵심판의 본질을 가리는 일"이라며 "혼란을 종식하는 차원에서라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론은 빨리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