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25개월만’…저감대책 ‘효과’

초미세먼지 관측 시작한 2008년보다 2024년 32% 감소
21~22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됐지만 25개월만
시내버스 탈경유화·노후경유차 퇴출·계절 관리제 등 효과

평년 보다 '포근'한 겨울 날씨로 서울은 지난 주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이 났지만, 25개월 만에 실시되면서 서울시 대기질 개선 대책의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2018년부터 실시한 비상저감조치가 연평균 '6회'에 달했다는 점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뚜렷하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서울의 대기질도 관측 이래 가장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대책 효과에 고무된 서울시는 2030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선진국 주요 도시 수준(13㎍/㎥)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주 21일과 22일 이틀 연속 발령한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지난 2023년 12월 이후 1년 1개월만이다. 2018년부터 시행된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6회, 2019년 14회, 2020년 2회, 2021년 6회, 2022년 3회, 2023년 6회로 6년간 평균 6차례 이상 발령됐다.

평년 보다 높은 기온으로 미세먼지가 많아진 탓에 저감조치를 시행한 것이지만, 봄 같은 겨울로 역시 평균 기온이 높았던 2023년 조치와 비교해보면 과거보다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서울지역 내 고농도 미세먼지(PM-2.5)가 일정기간 지속될 경우, 미세머지를 단기간에 줄이고자 자동차, 공장, 공사장의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조치로 시는 2018년부터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비상저감조치가 1년 1개월만에 시행된 데에는 좋아진 기상 여건 외에도 오세훈 시장 첫 임기 때부터 내세운 시내버스 '탈(脫)경유화'의 완성(2014년)과 배출가스 5등급 차량에 대한 운행 제한 등 관련 대책을 꾸준하게 추진한 결과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는 관측을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낮았다. 2024년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는 17.6㎍/㎥로 2008년(26㎍/㎥) 대비 약 32% 줄었다. 초미세먼지 '나쁨'(36∼75㎍/㎥)과 '매우 나쁨'(75㎍/㎥초과) 일수는 24일로 2008년(67일)의 약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시 고위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부터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서울시는 다각적인 대책들을 실시해왔다"며 "특히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1년 1개월만에 발령한 것을 매우 의미있게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질이 좋아진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시내버스 탈경유화와 노후경유차 저공해사업,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등의 대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가 극심한 매년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실시하는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의 효과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전역에서 저공해 조치를 하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운행할 수 없으며, 차량 운행이 적발되면 하루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올해가 6차 대책 시행인데, 특히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시행한 5차 시행 기간 초미세먼지 역대 최저 농도를 달성했다. 시행 전과 비교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15.3%(26 → 22㎍/㎥) 감소했고 단속된 5등급 차량은 4차 기간 대비 51%가 감소(94→46대/일) 했다. 시는 또 그동안 4~5등급차 운행이 많았던 지역에 대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선제적인 배출가스 단속에도 나선다.

시는 '맑은 서울 2030' 비전 아래 2030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선진국 주요 도시 수준(13㎍/㎥)까지 낮추기 위해 자동차, 가정·사업장, 공사장 등을 대상으로 대기질 개선대책을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차 운행 제한을 목표로 노후차 운행 제한을 단계적으로 확대 강화한다. 5등급 차량 상시 운행제한 제도 마련과 함께 서울형 친환경 공사장 확대, 전기 굴착기 보급, 소규모 세탁소 유기용제 회수시설 설치 등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