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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올랐는데”… 한투·삼성證, 주주환원 확대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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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4. 11. 12. 18:01

양사, 누적 영업이익 업계 1, 2위 기록
수익성 대비 환원율 낮아… 투심 하락
NH투자·키움證보다 주가 상승폭 작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올해 들어 3개 분기 만에 영업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증권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주주환원에 대해선 여전히 인색했다.

여러 상장 증권사가 실적 발표 이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공시를 통한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경쟁사인 미래에셋·NH투자·키움증권이 앞서 추가 자사주 소각 등을 결정하자, 주주환원에 대한 한국투자·삼성증권의 소극적인 정책이 한층 더 부각됐다.

두 증권사의 주가가 주주환원 확대 기대에 힘입어 올해 초부터 20% 가까이 뛰었지만, 시장에선 실적 대비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비교적 실적이 부진했던 NH·키움증권보다 주가 상승폭이 작았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조에 동참하지 않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들 증권사가 섣불리 주주환원 확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은 이익 변동성이 큰 업종인 만큼 사업다각화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자본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오히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가 증권사의 펀더멘털을 약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삼성증권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1조753억원, 9949억원으로 업계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증권사는 수익성에서 큰 성장을 이뤄내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정작 주주환원 관련 소식은 전하지 않고 있다. 여러 기업이 올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밸류업 공시를 실시해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밝힌 것과는 다른 행보다. 실제 실적 발표 시기인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밸류업 공시를 완료한 상장사는 총 27곳으로 전체의 63% 수준이다.

피어그룹인 미래·NH·키움증권 등이 올해 들어 선제적으로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발표하자, 한국투자·삼성증권이 상대적으로 밸류업이나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먼저 미래에셋증권은 2030년까지 1억주 이상 자사주 소각 결정과 함께 주주환원 성향 목표치도 기존 30%에서 35% 이상으로 상향했다. NH투자증권도 13년 만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을 내렸다. 키움증권의 경우 향후 3년 동안 자사주 약 210만주를 소각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증권은 지난 7년 동안 배당성향 35~40%를 유지, 한국투자증권은 주주환원에 대한 특별한 기준치를 세우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주가 상승률을 두고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삼성증권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각각 25.3%, 18.1% 올랐는데, NH투자증권(31%), 키움증권(28.2%)보다는 상승폭이 작다. 실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시장에선 주주환원 확대 여부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된 것으로 봤다.

업계에선 순익 증가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아진 점을 고려해 한국투자·삼성증권이 연내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두 증권사의 ROE는 각각 16.97%, 14.71%였는데, 이는 증권사들 사이에서 2,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ROE가 높아지는 건 결국 수익성이 좋다는 얘기고, 그만큼 주주환원 성향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이라며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길 원하는 증권업 특성상 주주환원 확대는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쉽게 결정할 순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자본에 대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이익을 확대시키는 업종이고, 이익 변동성이 커서 사업을 다각화시켜 이익을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증권사들은 은행처럼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하고, 배당을 늘리는 게 의미 없을 수 있어 섣불리 주주환원 확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측은 "주주환원 확대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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