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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 발병 높인다고? 우유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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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나 기자

승인 : 2024. 11. 12. 18:38

전문가들 "해외 연구결과 국내 상황과 달라"
우유자조금 "불확실한 자료 푸드포비아 양산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우유 섭취가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해외 연구가 발표돼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 11일 스웨덴 여성과 남성 10만 775명을 대상으로 약 3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가 국내에 발표됐다. 연구의 요점은 비발효 우유를 매일 300ml 이상 섭취하는 여성에게서 허혈성 심장질환(IHD)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을 특정 식품에 한정해 해석하기에 무리가 있고 해당 결과를 그대로 국내에 적용하기 어렵다라고 말한다.

우유 부작용을 강조하는 연구들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서구권 국가는 1인당 1일 우유 섭취량이 한국의 7~10배 이상인 데다 평균 우유 섭취량 외에도 버터, 치즈 등 기타 유제품,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높은 특징이 있다. 

한국인의 1일 평균 우유 섭취량이 대략 80ml, 한 잔의 우유도 채 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우유 외 유제품과 동물성 식품의 섭취량이 기본적으로 높은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즉 한국인의 식습관을 반영하지 못한 연구로 국내 적용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김형미 동덕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사람은 다양한 음식을 먹기 때문에 특정 식품을 심장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오히려 19세 이상의 성인은 하루 한두 잔(1잔=200g)의 우유를 꾸준히 섭취할 때 건강상 이득이 있다. 그러나 19세 이상 국민의 적정 우유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해당 연구는 유제품 섭취 문화가 다른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일반화하기에 어렵다"라며 "식사로 섭취하는 단백질과 칼슘 양이 부족한 한국인에게는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 칼슘 등의 섭취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유 섭취가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다. 영국 레딩대를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대학의 공동 연구팀에서 유제품을 먹는 사람들이 우유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위험이 14% 낮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40대 이후 우유를 주 3회 이상 마시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특히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우유나 두유를 마시지 않거나 두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높았다. 

공주대 연구팀이 2012~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부터 64세까지의 4113명을 대상으로 우유·두유 섭취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주3회 이상 우유를 섭취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는 5.9%로 가장 낮았다. 

특히 50~64세 여성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53.5㎎/dL로, 미섭취 그룹(51.7㎎/dL)이나 두유 섭취 그룹(51.2㎎/dL)보다 높았다. 반면 두유 섭취 그룹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는 8%로 미섭취 그룹(7.1%)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40세 이상 한국인의 하루 우유 섭취량은 한국영양학회가 정한 성인의 우유 권장량인 하루 1컵(200mL)보다 크게 부족한 상태이며, 주 3회 우유를 마시는 비율도 전체의 26%에 불과했다. 이에 두유만 섭취하는 40대 이상 성인은 우유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는 “우유와 유제품과 관련된 다양한 관점의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일부 연구들은 우리나라 식문화에 맞춰 해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국민들의 균형 잡힌 영양 관리를 위해 불확실한 자료를 토대로 푸드 포비아(특정 식품 공포증)가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전했다.
장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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