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회 접고 비틀어도 화질·내구성 유지
모빌리티·의류 분야 등에 적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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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꿈의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잡아당기면 화면이 최대 50% 늘어나고, 접거나 비틀어도 화면 왜곡이 없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물론, 의류와 제품 표면에 디스플레이를 붙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CD에 이어 OLED에서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 기업을 앞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선점이란 의미도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산·학·연 주요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발 국책과제 최종 성과 공유회'를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공유회에서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화면 크기를 늘리거나, 접고 비트는 등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다. 특정 부위나 방향으로만 변형되는 벤더블, 폴더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넘어서는 '꿈의 디스플레이'로 통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궁극의 프리폼(Free-form)'이라 할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IoT), 5G 및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가장 적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한 시제품은 지난 2022년 선보인 프로토타입 대비 한층 개선된 성능을 보였다. 기존 프로토타입이 20% 연신율(늘어나는 비율)을 보인 데 비해 이번 시제품은 12인치 디스플레이를 잡아당겨 최대 18인치로 늘릴 수 있는 등 최대 연신율을 50%로 높였다. 즉, 태블릿PC 크기의 화면이 노트북 크기로 늘어나는 셈이다.
연신율이 높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1만회 이상의 잡아당겨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내구성을 확보했고, 4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마이크로 LED 발광원을 사용해 저온·고온 및 외부 충격 등에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한다. 회사 측은 "콘택트렌즈에 쓰이는 특수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기판 특성을 개선했다"며 "신기술을 대거 적용해 당초 국책과제 목표였던 '연신율 20%'를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의류나 피부 등 불규칙한 굴곡면에도 접착할 수 있어 향후 패션, 웨어러블,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폭 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측면에서 의미도 크다. LCD에 이어 OLED 분야에서도 중국 BOE, CSOT 등이 빠르게 추격하는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점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중국 추격을 따돌릴 비결은 독보적인 신기술 선점에 있다"며 "이번 LG디스플레이의 시제품 개발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상용화 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