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접근성 낮은 인천 중구·고양 일산·용인 처인구는 '하향 곡선'
“대출 규제 강화에 서울 가까운 지역 아파트들에만 수요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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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의 접근성이 지역 내 집값 양극화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에 전반적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지만, 서울과 인접한 아파트는 여전히 인기를 끌면서 몸값도 오르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인천 아파트값은 0.02% 올랐다. 전주(0.01% 상승)에 이어 낮은 수준의 상승률이다. 인천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남동구(-0.10%)와 중구(-0.02%) 등에서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반면 인천 서구는 같은 기간 아파트값이 0.18% 뛰었다. 계양구도 0.03% 올랐다. 부평구(0.01%↑)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인천에서 서울과 가까운 자치구에서만 아파트 시세가 오르고 있는 셈이다. 검단신도시 등이 위치한 인천 서구와 계양·부평구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검단2차 아이파크' 전용면적 114㎡형 시세는 현재 5억5000만원대다. 3주 전보다 8000만원 올랐다. 반면 서울과 다소 거리가 먼 중구 영종신도시 시세는 뚝 떨어졌다. 중산동 '호반써밋스카이센트럴' 전용 84㎡형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5억원 초중반대로 이달 초보다 많게는 1억원 정도 빠졌다.
경기 고양시와 용인시에서도 서울과의 접근성이 집값 흐름을 가르고 있다. 서울 마포구 등과 인접한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값은 7주째 계속 오르고 있다. 하지만 고양 서북쪽에 있어 서울과 거리가 가장 먼 일산서구는 6주 연속 아파트값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용인시도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으로 이동하기 수월한 수지구는 아파트값이 이달 첫째 주 0.04% 올랐다. 이에 비해 용인시 남쪽에 위치한 처인구는 0.05% 빠졌다.
이런 현상은 아파트 매입을 신중하게 결정하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가격이 더 낮아지기 기다리는 수요자의 관망세가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아파트값 상승폭이 줄고 있지만 서울은 33주 연속 오르다 보니 서울과 가까운 곳에 있는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는 이들의 매입 문의가 많다"며 "서울에 직장이 있는데 서울 아파트 전세·매매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서울가 가까운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 매입에 신중한 상황"이라며 "서울과 다소 떨어져 있는 수도권 외곽 지역에선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는 모습도 포착돼 지역별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