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CEO 신사업 성과 속속
대규모 추가 세대교체 가능성 낮아
◇부회장 숫자 늘어날까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6년간 LG 인사의 키워드는 '세대 교체'였다. 구광모 회장을 도와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다. 최근 2년간은 여성·1970년대생 CEO들이 새로 배치됐다. 대신 고참 부회장단 숫자는 줄었다. 2018년 6명이던 부회장은 현재 2명(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으로 줄었다.
재계에선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따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회장단의 중요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올해 LG그룹 내 추가 부회장 선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조주완 LG전자 사장(62)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63)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조 사장은 2022년 LG전자 사령탑을 맡아 글로벌 가전 수요 둔화에도 매해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LG전자 연간 매출은 84조2278억원으로, 조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 직전인 2021년(73조9080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늘었다. 정철동 사장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돼 LCD 사업 매각이라는 경영 성과를 냈다. 그룹 내 대표 기술통으로 구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다만 부회장이라는 틀(형식)보다 내실을 강조하는 구광모 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할 때, 다수의 부회장단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는 게 LG 내부의 전망이다.
◇추가 세대교체 가능성은?
추가 세대교체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꾸준히 젊은 CEO를 등용해 왔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 기준을 놓고 볼 때 올해 세대 교체 인사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이 선임된 지 얼마 안 됐다는 점에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55),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부사장·54),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61) 등은 취임 1~2년차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62)은 지난해 연임했다. 신학철 부회장(67)이 6년차 CEO이지만, 화학 업황 부진에도 실적에선 비교적 선방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무엇보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의 외부영입 인사 1호라는 점에서 거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와 관련해 각 사 CEO들이 추진 중인 신사업의 성과가 나오고 있고, 이들 사업의 안정적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규모 물갈이 인사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있다. LG전자는 전장 등 B2B 사업으로 체질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며, LG유플러스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AI(인공지능) 사업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에너지저장장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차세대 먹거리 발굴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LG의 현 경영상황을 보면 큰 폭의 물갈이 인사보다는 안정 기조 속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구광모 회장이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계속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실적이 부진한 몇몇 계열사에는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