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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특수 힘입은 한미반도체… 3Q 영업익 3300%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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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4. 10. 27. 18:02

AI 열풍에 주력장비 'TC본더' 인기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 수주↑
곽동신 부회장 선구안·리더십 빛나
2026년까지 매출 2조원 달성 자신감

'토종 반도체 장비기업' 한미반도체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특수에 힘입어 올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00% 넘게 급증했다. 이 회사의 주력 장비는 TC본더. AI 시대 핵심 칩으로 꼽히는 HBM 제조용 필수 장비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이 회사 장비 고객사들이다.

업계에선 한미반도체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2세 경영인 곽동신 부회장(대표이사·50)의 '매직'에 주목한다. 그가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2010년 이후 한미반도체는 매년 괄목할 성장을 거듭했다. 곽 부회장은 2026년 한미반도체를 매출 2조원짜리 기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TC본더 최강자'…영업익 3300% ↑

한미반도체는 1980년 설립된 한미금형이 전신이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레이저 장비 등이 주력 제품이다. 1998년 선보인 웨이퍼 세척·건조 장비 '비전플레이스먼트' 등에 주력해오다가 최근 TC본더 장비 시장을 사실상 석권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TC본더는 열·압착을 통해 칩과 웨이퍼를 붙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다. HBM 제조과정에서 여러 개의 D램을 일정한 간격으로 쌓고 붙이는 역할을 한다. 이 TC본더 시장에서 한미반도체 점유율은 60% 이상. 압도적인 글로벌 1등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HBM 특수가 지속되면서 한미반도체는 '날개'를 달았다. 이 회사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85억원, 993억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8%, 영업이익은 3320% 급증했다.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이다. 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 강화에 따른 관련 장비의 수주 증가와 마이크론 TC본더 장비 납품 등으로 매출 성장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최고 전성기 이끈 '곽동신 매직'

한미반도체의 성장에는 곽동신 부회장이 힘이 컸다. 곽 부회장은 지난 2010년 단독 대표이사에 오린 이후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반도체 경기가 급랭했던 지난해에도 그의 경영능력이 빛을 발했다. 장비 수요 부진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곽 부회장은 공격적인 TC본더 투자에 나섰다. HBM 특수가 지속되리란 믿음과 한미반도체 장비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서였다. 인천 본사 부지 내 공장을 활용해 TC본더 전용인 '본더팩토리'를 만든 게 대표적이다. 약 300억원을 투입한 3만3000㎡ 규모의 신규 공장도 내년 완공 예정이다. 이 공장이 준공되면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연간 생산량은 현재 264대에서 내년 420대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2026년 매출 2조 장비기업으로"

한미반도체의 고속 성장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일각에선 TC본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화정밀기계, ASMPT 등이 TC본더 장비 개발 및 고객사 납품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앞으로 한동안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절대 우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잠재적 경쟁사들에 비해 품질·성능 등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곽 부회장이 최근 2년 뒤 매출 2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한 것도 이런 자신감 때문이다. 곽 부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HBM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차세대 TC본더 출시와 함께 2026년 2조원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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