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노태우 비자금’, 부동산 투자 차명회사 활용 정황 포착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024010013905

글자크기

닫기

김형준 기자

승인 : 2024. 10. 24. 15:45

측근 명의 차명회사 설립, 부동산 투자 활용 의심
"불법 비자금 통한 자산 증식 혜택, 부실수사 결과"
20241008010003444_1728291719_1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노씨 일가가 비자금 은닉을 위해 부동산 투자 차명회사까지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측근 명의 차명회사 '네오트라이톤'을 설립해 부동산 투자에 노씨 일가의 비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6공화국 비자금' 관련 "(전체 비자금 추정 규모 대비) 일부만 환수되고 1400억원이 붕 뜬 상태였는데, 최근 소송에서 밝혀진 904억 메모, 152억 기부금 등 비자금 은닉 정황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며 "불법 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고, 환수 방안을 마련해 종합감사까지 보고할 것"이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 의원실은 노씨 일가 관련 자금흐름을 국세청 홈택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을 통해 살펴보던 과정에서 노재헌씨의 최측근 명의로 설립된 부동산 임대·매매업을 영위하는 네오트라이톤이라는 회사를 파악하고, 노재헌씨가 해당 회사의 최대주주(60%)인 것으로 확인했다.
네오트라이톤에는 노재헌씨와 홍콩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의혹을 받는 김모씨, 그리고 비자금 세탁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노재헌씨의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의 과거 이사장 채모씨 등이 전·현직 임원 등에 포함됐다.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개정 전 마지막으로 공시된 해당 회사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최대주주 노재헌씨를 포함한 총 2~3인의 주주단이 수십억에 달하는 금액을 무이자·무담보 형식으로 회사에 대여해 주고, 자본금(현재 1660만원 수준)이 크지 않기에 주주와 은행의 차입금으로 토지 구매, 건물 건설, 분양 및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아가 등기부 등본 및 감사보고서 조회 결과, 네오트라이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용산구 소재 주택을 104억2000만원에 매도했고, 2017년 청담 소재 건물·토지는 57억원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 의원은 "노태우 일가는 비자금 일부만 추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납부 여력이 없다며 사돈과 친척을 통해 추징금을 대납시켰다고 하는데, 이후 어머니는 아들 공익법인에 147억을 출연했다"며 "일가의 자금 출처와 흐름이 비정상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해당 회사는 주주단의 대여금으로 부동산 수익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한 이득은 최대주주인 노재헌씨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결국 측근의 차명을 이용해 비자금을 다시 은닉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노재헌씨는 지난 16일 기재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동아시아문화센터를 통해 비자금을 세탁하고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과거에도 해외 브레이브오션(뉴욕), 브레이브스카이(홍콩) 등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유사한 패턴의 부동산 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축적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 의원은 "불법 비자금을 통해 자산을 증식하며 혜택을 누리는 이러한 상황은 결국 부실수사에서 비롯된 결과라 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수사당국이 명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자금과 관련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법사위와 기재위 국정감사에서는 노태우 일가의 비자금 은닉 정황이 여러 차례 밝혀지며 수사당국의 부실수사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김형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