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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앞둔 SK이노, 기술 중심 사장단 꾸렸다… 에너지 등 3사 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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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10. 24. 17:14

11월 1일 E&S합병 전 구조개폄
'기술'에 조첨…본원 경쟁력 제고 의지
세대교체·성과주의 확실…정유, 화학, 배터리소재 위기 돌파 메시지
SK서린빌딩
SK 서린빌딩./SK그룹
초대형 종합에너지회사로의 변화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이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방향은 외연 확장 보다는 기술 개발에 맞춰졌다. 중국산 범용 화학제품이 넘쳐나고 에너지패러다임까지 급변하는 이때, '친환경' 같은 초격차 기술로 무장한 '단단한 회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인사에서 이공계 출신 기술 전문가들을 내세워 사업 현장과 기술을 중심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음달 SK E&S와 합병하고,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등 자회사간 합병을 추진해 재무 부담은 어느정도 덜어낼 수 있게 된 만큼 본원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화학업황 둔화로 부침을 지속하는 SK지오센트릭은 임원수를 14%가량 줄였다 이는 그룹 차원의 '고강도 쇄신'과 맞물린 조직 개편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CEO세미나에서 '서든데스(돌연사)'를 우려하며 위기의식을 강조했고, 이후 부회장단이 교체되는 등 대규모 인사와 구조재편이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단행될 그룹 정기인사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은 24일 계열회사인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의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했다. 통상 SK이노베이션은 12월 초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오는 11월 1일 SK E&S와 합병을 앞두고 발빠르게 조직 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1일 SK E&S와 합병을 마치면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특히 SK E&S는 연간 2조원 안팎의 현금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 화학, 배터리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3개 회사 수장이 교체되면서 어려운 업황을 극복하자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부진이 이어지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SK지오센트릭의 경우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구축 등 신사업에 나섰지만 이익 규모는 쪼그라들고 있다. SKIET 또한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사엄에서 전기차 캐즘 여파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에 선임된 세 회사 CEO는 모두 이공계 출신으로, 기술과 현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SK에너지 신임 사장에 오른 김종화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총괄은 정유·화학사업을 두루경험한 생산 전문가고, SK지오센트릭 사장으로 선임된 최안섭 SK지오센트릭 머티리얼(소재)사업본부장은 기술개발 연구원 출신으로 회사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SK IET 신임 사장인 이상민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 또한 R&D 연구원 출신으로 첨단기술개발, 성장사업 안착 등의 성과를 낸 바 있다. 아울러 이 내정자는 1975년생으로 김양택 SK머티리얼즈 사장, 류광민 SK넥실리스 사장과 함께 그룹 계열사 최연소 사장에 올랐다.

이번 인사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은 후속 임원 인사도 조기에 단행했다. 이와 함께 어려운 업황을 고려해 임원수를 기존 21명에서 18명으로 줄이면서 조직을 슬림화한 것이다.

이는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에 따른 몸집 줄이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돌연사'를 언급하고, 부회장단을 대거 교체한 이후 올해 대규모 인적 쇄신이 이어지는 분위기인 탓이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취임 이후 대규모 구조개편,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 작업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미 일부 계열사는 정기 인사를 앞당기면서 임원을 감축한 바 있다.앞선 SK에코플렌트 인사에서는 임원수가 2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다른 주요 계열사들에서도 임원 수를 줄이라는 방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CEO세미나에서 내년 경영 방향을 논의한다. 이후 SK그룹 정기 인사는 이전과 같이 12월 첫째 주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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