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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삼성의 경쟁상대는 애플이 아니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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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승인 : 2024. 10. 23. 17:24

최지현
"앞으로 삼성전자의 경쟁상대는 애플이 아닐 겁니다. 조만간 삼성-애플 양강구도를 깰 '제3의 플레이어'가 등장할지 몰라요."

최근 국내 모바일 업계 관계자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2억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얘기에 이렇게 한마디를 툭 던지더군요.

처음엔 '설마 삼성-애플 양강구조가 쉽게 깨지겠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추가 설명을 듣다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과거 글로벌 모바일 시장은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꽉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마트폰 시대 개막 이후 시장 주도권은 빠르게 삼성전자와 애플로 넘어왔습니다. 그게 20년도 채 안 된 일입니다. '삼성-애플' 양강체제라고 영원할 리 없다는 건 자명한 이치입니다.
사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천하였던 스마트폰 양강 시대는 이미 막을 내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50%에 육박하던 양사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합산 점유율이 올해 3분기 30%대로 고꾸라진 게 그 방증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견고한 삼성-애플 양강구도를 깰 다크호스는 누구일까요. 업계에선 최근 점유율에 날개를 달고 있는 중국 샤오미에 주목합니다. 샤오미가 올해 8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2위 자리에 안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2분기에 이어 3년여 만에 다시 2위에 오른 겁니다.

샤오미의 2위 도약은 국가별 지역의 1~2위를 다투는 막강한 판매력에서 나옵니다. 특히 샤오미는 약 27만원 미만 중저가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데요. 시장 확대 초기부터 고수했던 싸게 많이 파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이 통한 것입니다. 고사양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타사의 절반 가격에 내놓는 대신 온라인 판매로 영업 비용 등을 아끼는 등 수익성도 알뜰히 챙겼고요.

이 덕분에 샤오미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인도 시장에서 진출 3년 만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린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는 굳건한 1위였던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선두를 꿰차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앞서 2021년 루 웨이빙 샤오미 부사장이 "이르면 2023년쯤 삼성전자를 넘어설 수 있겠다"고 공언한 건방진(?) 발언이 늦게나마 조금씩 실현되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샤오미는 꾸준히 삼성전자를 견제해 왔습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갤럭시 언팩' 행사를 일주일 앞둔 상태에서 깜짝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이러한 샤오미를 두고 별다른 반응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차피 1위는 삼성전자'라는 큰형님의 여유 있는 자신감이었을까요. 하지만 최근엔 중국을 향한 삼성의 견제가 조금씩 보이는 등 달라진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1등은 없습니다. 스마트폰 업계의 다음 '1등 경쟁'은 어떤 기업들이 다툴지 궁금해집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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