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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취업하고 싶은데…” 비자에 발목 잡힌 외국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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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기자 | 강다현 기자 | 김임수 기자

승인 : 2024. 10. 17. 18:01

| 르포 | 외국인 유학생들 만나보니
"시간제 취업요건 완화 등 개선해야"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교환학생으로 왔지만 한국에서 취업할 생각이 있다. 일하다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여기서 계속 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6일 서울 홍익대에서 만난 독일인 유학생 A씨(22)는 "한국에 와보니 일단 사람들이 너무 좋고, 한국 음식들도 엄청 좋아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같은 날 고려대에서 만난 홍콩 출신 B씨(20)는 "미디어를 공부하고 싶은데 한국 미디어 산업이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유학왔다"며 "지금 공부하는 전공이 한국에서 일하면 좀 더 발전할 공간이 있을 것 같아 여기서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대학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선 가운데 한국에 남아 일하기를 바라는 유학생이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실시한 외국인 유학생 국내기업 취업 의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9%가 한국 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있으며, 졸업 후 계획 1순위로 한국 기업 취업을 선택했다.
국내 기업들도 유학생 등 외국인 채용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연구개발(R&D) 외국인 사원 채용을 진행했으며, LG CNS도 외국인이 지원할 수 있는 글로벌 전형을 별도로 마련했다.

다만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취업하는 데 비자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모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C씨는 "많은 회사들이 외국인을 뽑을 때 이미 취업비자나 장기체류 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을 뽑는 걸 선호한다"며 "원래는 회사가 비자 발급 서류를 마련해 줘야 하는데, 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 뽑는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 대학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려는 D씨는 "최소한 석사(학위)가 있거나 1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취업비자가 나온다"며 "정부에서 비자 문제에 도움을 주고, 한국 회사의 영주권 지원 같은 제도가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유학생 비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꽃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은 재학 중 '시간제 취업 허가' 규정이 있어 인턴 등 취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며 "유학생은 재학 중 인턴 활동을 통해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기업도 한국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구직자를 선호하는 만큼 시간제 취업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학생이 취업하려면 통상 '특정활동(E-7)' 비자 취득이 필요한데 국내 기업에 취업하려는 유학생에 한해 임금 제한 없이 취업 비자를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남형 기자
강다현 기자
김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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