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평가 지연으로 늦어지고
대표이사보다 임원급 교체 클 듯
성과주의 원칙·구조조정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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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취임 첫 정기인사를 앞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 인사설'보다 발표일이 다소 늦어지고 있는 데다 회장 취임 후 부진한 계열사 대표이사를 수시인사로 교체하는 등 단호한 모습에 예년과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40%를 교체한 만큼 소폭 인사를 대부분 예상하고 있지만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 감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이달 말에서 11월 초에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상반기 임원평가를 끝내고 지난해에 이어 9월에 발표할 것이라는 인사설도 있었으나 이보다 한두 달 더 지연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백화점 부문의 인사 평가는 일찌감치 끝났으나 이마트 부문의 평가가 지연되면서 인사 발표가 늦어졌다는 소문도 나돈다.
대체적으로는 '안정'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겸직대표' 체제까지 도입하며 교체될 인물은 다 교체했다는 평가다.
핵심계열사인 이마트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까지 맡으며 통합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이고,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도 신세계L&B 대표를,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그룹의 경영전략실장이란 막중한 임무까지 맡고 있다.
여기에 정 회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신세계건설 대표와 이어 6월에 SSG닷컴과 G마켓 수장을 교체하는 수시인사를 단행하면서 교체대상 물망에 오를 인물이 거의 없다. 교체 후 통상 2년의 임기를 채우는 만큼 대표이사의 교체 폭을 그리 크지 않게 보는 이유다.
이미 수시인사를 통해 대표이사 교체를 단행하고 있는 만큼 정기인사가 무의미해지기도 했다. 다만 임원급 인사의 폭은 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조직 개편을 통해 20~30% 규모의 임원 감축을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 중심의 컨트럴타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성과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또 인사에 앞서 부실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고강도 체질개선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부터 한국 사업권 지분을 인수해 운영하던 '스무디킹코리아'의 내년 10월 철수를 결정했고, 2016년 야심차게 인수한 '제주소주'도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쓱닷컴과 G마켓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감축에 돌입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에도 나서고 있다.
게다가 당초 예상보다 인사 발표 시기가 늦어지면서 정 회장이 '또 다른 칼'을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나 그렇듯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면서 "이번 첫 정기인사를 통해 정용진 회장 체제의 신세계그룹의 향방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