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브랜드 육성 통해 미래 동력 발굴 과제
바닷가에서 바람이 불면 노 젓기보다는 바람을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바람을 맞을 만큼 충분한 크기로 돛도 준비해야 한다. '돛을 어디에 달지, 어떤 크기의 돛을 준비할지'를 잘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결정을 내리고 전략을 짜야 하는 선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 경영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바람이 불 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기업은 생존하고, 그렇기 않은 기업은 도태된다. 이에 이랜드그룹도 패션 부문 수장에 '뉴발란스' 고속 성장의 주역인 조동주 이랜드월드 상무를 발탁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힘쓴다는 각오다.
10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조동주 이랜드월드(핸국 패션 부문) 대표에 뉴발란스 1조원 돌파와 자체 브랜드 육성이라는 과제를 부여했다.
조 신임 대표는 2007년 이랜드그룹에 입사해 그룹 전략기획실과 패션 브랜드 '후아유' 브랜드장, 뉴발란스 브랜드장, 스포츠BU 본부장 등 패션 사업 관련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특히 2017년부터 뉴발란스 브랜드장을 맡아 연 매출을 9000억원까지 늘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에는 뉴발란스의 한국 독점 사업권 계약을 연장하면서, 중국 내 유통권까지 함께 확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는 한국 내 패션 트렌드에 맞춰 글로벌 본사와의 제품 출시를 조율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온 결과로 풀이된다. 뉴발란스도 라이선스 사업이지만, 신발 제품만 미국 본사에서 들여오고 의류 제품의 경우 90% 이상 디자인 및 생산을 맡고 있어 조 신임 대표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뉴발란스 매출은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과로 조 신임대표는 지난해부터 이랜드월드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패션 법인 전체를 이끌기도 했다.
그룹이 패션 부문을 이끌 적임자로 '뉴발란스 돌풍'을 일으킨 조 신임 대표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그룹 패션 부문의 차기 메가 브랜드로 가장 유력한 건 이랜드월드가 자체적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개하는 패스트패션(SPA) '스파오'다.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스파오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25%에 달하고, 연 매출은 6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상품 기획부터 제작·판매까지 전담하며 경기 불황 속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은 것이 최근 스파오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새롭게 수장이 된 조 신임 대표는 스파오를 뉴발란스의 뒤를 이을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미쏘·폴더·로엠 등 자체 보유 브랜드의 수익성과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조 신임 대표가 패션 부문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동력을 발굴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