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들도 행복과는 거리 멀어
은어들에서 보듯 노동 강도 살인적
목숨 잃는 케이스도 빈발
|
이러니 취업만 시켜주면 감지덕지가 될 수밖에 없다. 일자리의 질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직장이 갑, 청년 취업자들이 완벽한 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은어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우선 '996'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 근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할 경우 1주에 72시간을 일한다는 계산은 바로 나온다. 더 기가 막힌 은어도 있다. 그게 바로 '007'이다. 현실에서 나타난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자정부터 자정까지 1주일 내내 일하는 것을 뜻한다.
게임 회사 같은 경우 '007'까지는 몰라도 '996'은 진짜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한다. 명문인 런민(人民)대학을 졸업한 후 베이징의 한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20대 중반의 친하이루(秦海魯) 씨가 "법적으로는 1주 40시간 일하면 안 된다. 그러나 우리 같은 게임 회사는 다르다. 직원들이 진짜 그랬다가는 회사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당이 많은 것도 아니다"라면서 조만간 공무원으로 직종을 바꿀 계획이라고 한탄하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이렇게 일하다 목숨까지 잃는 케이스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매년 전국에서 수십여명이 과로사한다는 비공식 통계가 많은 젊은이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특히 라이더들은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살인적인 배달에 나섰다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청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종종 언론에까지 등장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경제 사정으로 볼 때 중국 청년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취업난에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취업에 성공했다 해도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직면하지 않으면 안될 듯하다. 그야말로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