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 오프라인 시장 점유율도 70% ↑
편의점·마트 '만원 이하·PB' 제품 맞불
쿠팡·컬리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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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유통업계가 K-뷰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 유통사업의 CJ올리브영이 독보적이었으나 최근 이커머스는 물론 편의점·대형마트까지 가세하며 독주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K-뷰티 열풍에 뷰티 시장이 커지면서 편의점·대형마트는 '가성비'를, 이커머스는 럭셔리 브랜드를 강화하며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올 상반기 국내 뷰티시장 점유율은 17.6%다. 2021년 10.5%, 2022년 12.2%, 2023년 14.9%로 매년 꾸준히 성장 추세다. 오프라인 H&B(헬스&뷰티)스토어 시장으로 한정하면 70%를 훌쩍 넘는다.
압도적 시장점유율은 매출로도 나타난다. 올 상반기 CJ올리브영의 매출은 2조28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가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매출이 3조868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연매출 4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소비침체에 성장동력이 절실한 유통업계가 뷰티 사업에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드는 이유다.
편의점업계는 올리브영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전국 점포수는 1354개. 이 중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만큼 지방이 약하다. 편의점 4사의 전국 점포 수는 5만5000여 개로 이 부분을 공략할 자신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잘파세대들이 가성비 뷰티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제조업체와 손잡고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1만원 이하의 화장품을 계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GS25는 브랜드 아크네스의 올인원 로션을 9000원대에 선보이고, CU는 브랜드 엔젤루카와 협업해 물광팩·세럼·보습크림 등을 3000원대에 내놨다. 이마트24도 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에센스·보디스크럽·클렌징폼 등을 7900원에 판매하며 가격을 1만원을 넘기지 않도록 했다. 세븐일레븐은 아예 패션·뷰티 특화매장을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에 오픈했다.
대형마트도 뷰티전쟁에 동참했다. 롯데마트는 철수했던 H&B스토어 '롭스'를 마트 내 입점 형태인 '롭스플러스'로 전환해 2021년 1호점 여수점을 시작으로 올해 9월까지 18개까지 늘렸다.
이마트는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화장품을 확대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7월 신상품으로 4980원 스킨케어 기초라인 5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이 공식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이커머스업계와도 피할 수 없는 경쟁자가 됐다. 쿠팡은 고급 화장품 유통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로켓럭셔리 서비스와 별도로 최근 뷰티 버티컬서비스 '알럭스(R.LUX)'를 론칭했다. 알럭스는 주문 시 당일 또는 다음 날 배송받을 수 있는 '로켓배송(Rocket)'과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다. SK-II와 르네휘테르를 비롯해 에스티로더, 설화수, 비오템, 더 후 등 20개 이상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모든 제품을 쿠팡이 직매입해 100% 정품을 보장한다.
컬리는 2022년 전문관 '뷰티컬리'를 론칭하며 새벽배송을 화장품 영역까지 확대했다. 현재 뷰티컬리에 입점한 브랜드만 1000여 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30%가 백화점 럭셔리 브랜드다. 백화점 브랜드 새벽배송하겠다는 컬리의 전략은 적중했다. 뷰티컬리의 거래액은 지난해 3000억원을 넘었고, 올 상반기 기준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한 16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마저 K뷰티 전문관 '뷰티탭'을 지난달 공식 오픈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커머스업계는 뷰티 제품이 공산품, 식료품보다 부피는 작지만 객단가가 높고 고수익을 낼 수 있어 뷰티사업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에 CJ올리브영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관광객 상권이 몰린 서울 명동과 홍대, 성수 등에 매장을 집중하고 물류센터 등을 구축해 글로벌몰을 통한 시장 확대에 주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