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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군정의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우리의 궁극적인 사명은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민주 선거 실시"라며 "인구 조사는 유권자 명단을 작성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총선 날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미얀마 국영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인구조사는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미얀마 전국에서 실시된다.
흘라잉 총사령관은 지난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민선정부를 전복시켰다. 이후 2023년 8월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약속은 수 차례 번복됐다. 그의 가장 최근 '약속'은 2025년 총선 실시다. 하지만 군부는 이미 헌법이 규정한 횟수와 기간을 넘겨 비상사태를 연장하며 집권하고 있는데다, 총선 역시 군부의 입맛대로 짜여질 것이 명확해 안팎으로 "가짜 선거가 될 것"이란 조롱을 받고 있다.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는 군부의 인구 조사 계획을 비난하고 군정을 "테러리스트 집단"이라 비판했다. NUG 대변인은 "테러 조직(군정)은 선거를 실시할 합법성이 없다. 사람들이 테러 조직에 정보를 제공하면 테러 조직은 이 정보를 사용해 대중들을 공포에 떨게 할 뿐"이라며 "(군정에) 정보를 제공할 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미 군정이 실시할 총선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을 것이라 비판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선 언론의 자유는 사라졌고 핵심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당 지도자들 대부분이 체포된 상태다.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고문은 작정한 군부에 의해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고 총 27년형의 징역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민주진영·소수민족 무장단체와 미얀마군의 교전이 격화, 내전 상태에 빠진 미얀마에서 유권자 명단을 작성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란 지적도 있다. 싱크탱크인 전략·정책 연구소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군부가 집권한 이후 미얀마의 330개 타운십중 233개 타운십에서 최소 1만4374건의 충돌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민주진영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최대 60개 타운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대부분 지역이 대부분 교전과 혼란에 빠져있고 군부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은 국가의 절반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