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한미약품 ‘독자경영’ 선언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biz.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29010016370

글자크기

닫기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4. 08. 29. 10:52

박재현 대표이사 "한미의 시작과 끝은 선대회장 신약개발 철학이 돼야"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됐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으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미약품그룹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28일 오후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 등을 신설하고 이승엽 전무이사와 권순기 전무이사를 각각 담당으로 선임하는 한미약품 대표이사 명의 인사발령을 내부망에 공지했다. 박재현 대표 관장업무에 경영관리본부를 포함했다.

그동안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인사 업무 등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조직신설로 한미약품은 인사 업무 등을 자체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뜻을 공표한 셈이다.

그러자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이사 명의로 박재현 사장의 직위를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아울러 그의 관장업무도 제조본부로 한정하는 인사발령을 내부망에 공지했다. 임 대표이사는 박 대표의 조치가 지주사 체제를 흔들려는 항명성 시도로 보고 경질성 발령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 이사회의 의결이 필요한 대표이사 해임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업무를 한정함으로써 사실상 대표이사 업무에서 배제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은 독자노선 강행을 분명히 했다. 한미약품은 이날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종속회사로서의 경영이 아니라 한미약품만의 독자적 경영을 통해 글로벌 한미의 초석을 다지고 주주들께 높은 기업가치로 보답하겠다는 계획임을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독자경영을 시작으로, 신약개발 중심의 한미 고유 철학과 비전을 보존하고 확산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박 대표이사는 "한미의 시작과 끝은 임성기 선대회장의 '신약개발 철학'이 돼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양질의 의약품 개발 등 한미만이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분야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 대표와 친형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모친 송영숙 회장과 누이 임주현 부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승리하며 경영권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3월 주총 당시 임종윤·종훈 형제를 지지했던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달 초 송회장 모녀로부터 지분 이전과 함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는 '3인 연합'을 결성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을 요구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됐다.

지난 1993년 한미약품 연구원으로 입사해 31년간 재직해 온 박 대표는 송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해 3월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올해 초 경영권 분쟁 당시 모녀 측이 제안한 OCI그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성명에 다른 계열사 대표 등과 함께 참가하는 등 모녀 측 인사로 분류된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이번 인사 조치가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조치의 법적 타당성을 놓고 법률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