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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금리 내리는데…韓 가계빚에 묶여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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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8. 26. 15:48

이창용 고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의 중앙은행이 일제히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며 '글로벌 긴축 시대'의 끝을 알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각)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를 인하할 때가 왔다"며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한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등도 잇따라 금리 인하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 역시 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할 채비인데,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 보폭을 따라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 금리인하 언제?…'10월 인하'도 확실치 않아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연준의 발걸음을 쫓는 '10월 인하론'이 우세했지만, 집값 상승세와 맞물린 가계부채 증가세가 위험수위에 이르면서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의 지난 22일 금리 동결은 '글로벌 긴축의 시대'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연준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들을 보고 10월에 결정할 수도 있고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며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유지했다.

당장 연준은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동시에 빅컷을 단행할 여지도 남겼다. 시장에선 연준이 연말까지 세 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총 1%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적어도 한 번은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
파월 의장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20년 만에 최고치에서 인하할 때가 왔다"며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국 '완화의 시대'…韓 '집값 자극할까' 좌고우면
이미 세계 주요국들은 금리 인하의 길에 들어서며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다음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이달 초 4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지난 6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두 차례 거쳐 금리를 끌어내렸다.

다만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물가는 어느정도 잡혔지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변수로 부상하며 쉽게 금리 인하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기준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부동산 관련 지표의 안정화가 '선결 과제'라는 의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 전까지 FOMC 결과와 부동산 관련된 지표의 안정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10월 한 차례 인하를 전망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매 분기 한 차례씩 인하를 단행해 2.75%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이 나왔기 때문에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고, 11월 금리 인하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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