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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흐리굴 투르쑨(Mihrigul Tursun)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위구르·티베트·남몽골 지역의 중국 공산당에 의한 인권유린실태 폭로 기자회견'에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었던 인권 유린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장위구르 태생으로 중국에서 자란 투르쑨은 이집트로 유학했다가 2015년 가족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면서 수갑과 족쇄가 채워진 채 구금됐다. 그녀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의 '재교육 수용소'에 세 번 이상 갇히면서 겪었던 고통을 털어놓았다.
투르쑨은 "당시 40평방미터의 작은방에 60명 이상의 여성이 누울 공간도 없어, 2시간마다 돌아가면서 겨우 잠을 잤다"며 "방에는 24시간 카메라 작동과 불이 켜져 있어 매 순간 감시당했고, 밤만 되면 고문 당하는 소리를 매일 들어야 해 덜덜 떨기만 했다. 나도 신체적, 정신적, 전기 등의 고문을 당해 결국 오른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투르쑨은 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약과 주사를 넣기도 했고, 한 번은 설명 없이 수술이 이뤄졌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수술은 불임 수술이었다"며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수차례 울면서 죽여달라는 애원도 했다"며 눈시울이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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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자유포럼 등 참석자들은 중국 당국이 위구르·티베트·남몽골 원주민들을 중국화하기 위해 언어 소멸 정책을 시행해 중국어(국어)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미트 하미트 위구르자유포럼 회장은 "원주민들은 중국어를 '한어(漢語)'라고 많이 불렀는데, 이제는 이를 '국어(國語)'라고 고쳐 부르지 않으면 공산당에 의해 감금될 수도 있다"며 "아예 원주민들의 언어까지 중국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또 한족과 원주민간 결혼을 장려해 원주민들을 동화시키고 이를 통해 민족 정체성을 말살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이 교육을 통해 원주민들을 한족화시키는 학교와 환경을 조성해, 자연스럽게 중국화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인권유린에 대한 한국의 소극적인 태도에 아쉬움을 표했다. 위미트 하미트 위구르자유포럼 회장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12개국이 중국 정부의 위구르인에 대한 탄압을 인종 말살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엔과 EU 또한 이를 반 인류 범죄로 선언했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이러한 국제적인 논의에서 빠져 있으며, 이는 중국의 영향력과 북한과의 지정학적 상황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국제사회와 함께 이러한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왕다이 민주차이나연대 부회장은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러한 인권 침해에 대해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특히 한국은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직시하고, 현명한 외교 정책을 통해 중국의 민주화와 소수 민족의 독립을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