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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스텝’ 인하 가능성 나오는데…韓 영끌·빚투 다시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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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승인 : 2024. 07. 30. 14:11

30일 美 FOMC에서 '금리 인하 시그널' 예상
가계부채·집값 상승세에 '빚폭탄' 우려 커져
가계대출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회의가 이번주 예고된 가운데 시장에선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글로벌 금리인하 물결이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의 입' 주목…9월 '빅스텝' 인하 전망도
30일 경제계의 시선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한 뒤 9월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연준이 지난해 7월부터 유지해온 금리 수준(5.25~5.50%)을 한번에 0.5%포인트 내리는 '빅 스텝'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9월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한국은행이 이르면 10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금리인하 '깜빡이'를 켜면 우리도 따라서 차선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집값 뛰고 가계부채 급증…韓경제에 던져진 '빚폭탄'
문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권의 금리도 추가로 떨어지면서 집값과 가계부채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이에 맞물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세는 부동산 폭등 시기인 3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사이 5조3415억원 증가해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6조5000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집값도 '고삐 풀린' 2021년 수준으로 뛰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7포인트 오른 115로, 지난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올라 18주 연속 뛰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방안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9월로 연기했는데, 집값 상승 열기가 번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매)과 '빚투'(빚을 내 투자)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통화정책 카드로 집값 안정을 찾으려는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경제계에선 가계부채라는 한국경제의 뇌관을 건드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4 한국경제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높은 가계부채를 우려 요인으로 꼽으며 건설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금융안정에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어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과 연계된 고환율 여파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반등, 가계부채 증가 등의 금융안정 측면에서 금리 인하의 신중성이 아직 필요하다"면서 "일각에서 기대한 8월 금리 인하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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