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단일화로 국민연합 막았지만, 정부 구성 안갯속
극좌 대표 "집권 준비"...총리, 사의
마크롱, 좌파 총리 반대...동거정부 탄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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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연대 세력인 앙상블이 2위를 차지했다. 좌파와 중도 우파가 후보 단일화를 통해 국민연합의 의회 장악은 막았지만, 신민중전선이 정부 참여를 요구하면서 정국 운영이 복잡하게 됐다.
◇ 프랑스 하원 선거 출구조사, 좌파 신민중전선 1위, 여당 2위, 우파 국민연합 3위 예측
좌·중도 우파 후보 단일화로 국민연합 의회 장악 막았지만, 정부 구성 안갯속
프랑스 TF1이 보도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신민중전선이 188~199석, 앙상블이 164~169석, 국민연합이 135∼143석을 얻을 걸로 예측됐다. 공화당과 기타 우파 연합(LR)은 63석, 기타 좌파 진영 DVG가 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 기관 중 5곳은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신민중전선이 170~200석, 앙상블이 150~180석, 국민연합이 110∼150석을 얻을 걸로 예측됐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국민연합과 그 연대 세력이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고, 신민중전선이 28%, 앙상블이 20%를 각각 얻었었다.
결과가 예측과 비슷하게 나오면 어느 정당도 과반인 289석 이상을 얻지 못해 정국 불안이 지속되는 '헝(Hung) 의회'가 지속되게 됐다. 2022년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은 과반에 미달한 245석을 얻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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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합 지도자 르펜 "승리, 늦춰졌을 뿐"...마크롱, 좌파 총리 체제 반대...온건 좌파와 협상 개시 가능성
총선 결과 원내 1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 신민중전선은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강하게 밝혔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멜랑숑 대표는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히 거부했다"며 "국민의 과반수가 극우 세력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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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인 조르당 바델라 국민연합 대표는 파리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오늘 국민연합은 역사상 가장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불행히도 마크롱 대통령의 앙상블과 좌파가 맺은 '위험한 선거 거래'가 국민연합 정부 탄생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 내가 대표했던 정당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내일 아침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아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요청하면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 진영의 핵심 인물인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 장관은 "오늘 선거 결과를 보면 누구도, 특히 장뤼크 멜랑숑을 포함해,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신민중전선에 견제구를 날리고, 향후 의회에서 공화당과 더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회에서 전체 그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극좌 정당 LFI에는 정부 운영을 맡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힌 터라 향후 총리 임명 과정에서 NFP 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야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원내 2당이 된 범여권 내에서 총리를 임명할 가능성도 있지만, 투표 결과가 예측과 비슷하게 나오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이 신민중전선 내 온건 좌파와 협상을 시도해 대통령과 총리의 당이 다른 '동거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민중전선은 1930년대 프랑스 내 파시즘 부상이 맞서 결성된 연합의 이름에서 딴 명칭으로 환경주의 정당·사회당·공산당, 그리고 LFI가 합류해 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