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초 거취 논의 본격화 전망
민주당 대표 등 속속 해리스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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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 가능성을 측근에게 언급했다고 한 보도를 백악관이 전면 부인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직 사퇴 의사가 전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의 초안이 의원들 사이에서 회람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원이 독립기념일(7월4일) 휴회를 끝내고 9일 열리면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논의가 본격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하차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가장 적합한 대체 후보라는 입장을 주변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교체 후보 1순위든, 2순위든 민주당 동료들은 그녀를 지지하기 위해 모든 일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로도 나섰던 팀 라이언 오하이오주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바이든이 낙마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후보 자리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WP는 이들이 모두 '바이든이 사퇴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고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것은 민주당이 바이든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털어낼 경우 당의 유망주들이 후보 지명을 놓고 경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민주당원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약체 후보라고 걱정하지만 지난 2일 발표된 CNN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43%)은 트럼프 전 대통령(49%)에게 지지율에서 6%P나 밀렸지만 해리스 부통령(45%)은 트럼프 전 대통령(47%)과 맞대결에서 팽팽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또 11월5일 선거일까지 네 달밖에 안 남았고, 그보다 몇 주 전엔 조기 투표가 시작되기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을 제외한 다른 인물을 후보로 선택할 경우 법적, 정치적, 재정적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만약 다른 정치인이 후보가 될 경우 현행법 상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뛴 선거 캠프에서 거둔 2억 달러(약 28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선거에 투입하기 어려워진다. 또 이들이 확보한 대의원들의 유효성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적으로 선출된 첫 번째 흑인 여성인데 백인 남성으로 교체할 경우 흑인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거꾸로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될 경우 백인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주요 민주당 기부자들이다. 하지만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는 카드라는 생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일 CBS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후보가 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난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우리 후보는 바이든"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의 회동에 앞서 비공개로 오찬을 함께 했는데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