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글로벌 서구 - 중국 주도 반자유주의 체제 영향력 격투"
"미중 전쟁, 통치·발전의 대조적 모델 싸움...동북아 주무대"
박철희 외교원장 "한미일 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중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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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현 전 국정원장 "미국 주도 글로벌 서구 - 중국 주도 반자유주의 체제 영향력 격투"
김 전 원장은 국립외교원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이날 미국 워싱턴 D.C. CSIS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강화 대화'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최근 수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변동성·불확실성, 심지어 혼란이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과 같은 강력한 수정주의(revisionist) 국가들의 부상에 주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원장은 "이러한 상황의 본질을 지정학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이 필요하다"며 "이 렌즈(틀)를 통해 전개되는 현상을 보면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서구와 중국이 주도하는 반자유주의 체제 간 영향력 격투(tussle)로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테니스와 같은 일대일 게임이 아니라 각자가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팀 전략에 기여하는 복잡한 팀 스포츠와 비슷하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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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이 다차원적인 게임에서 미국 주도의 글로벌 서구는 민주주의·자유시장, 그리고 냉전 시대 승리 전략을 반영한 국제 동맹에 기반한 플레이북(play book·전략)에 의존해야 하고, 이 게임 계획은 공통의 가치·강력한 군사력·자유주의적 국제 질서 증진으로 통합된 동맹·우방·파트너의 강력한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중국이 주도하는 반자유주의 체제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같은 구상을 통한 전략적 투자로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춘 다른 플레이북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들의 전략은 비(非)서구 국가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을 주요한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외교·경제·전략적 측면의 다각적인 접근방식이 서구의 승리 전략에서 핵심 요소"라며 △ 비전과 목표 공유 △ 열린 소통 및 신뢰 구축 △ 상호 보완적 역량 △유연성과 적응력 등 4대 요소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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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중국 전쟁은 단순히 힘이 아니라 거버넌스와 발전의 대조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전투(battle)이기도 하다"며 "동북아시아는 이러한 모델이 다른 국가들의 협력(affiliation)과 정책을 흔들고 있는 무대"라고 했다.
이어 동북아는 미·중 경쟁 파급력이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거울이라며 "이 경쟁에서 성공의 열쇠는 한·미, 미·일 간 강력하고 기민한 양자 동맹과 한·미·일 간 전략적 3자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구가 △ 민주주의·인권·법치주의 등 공유 가치에 대한 헌신 △ 고위급 정기회의 등 전략적 대화 강화, 잦은 군사훈련·정보 공유 △ 상호 운용 가능한 첨단 미사일 방어 시스템, 핵심 군사기술의 공동 개발 등 북한의 핵 야망, 중국의 역내 공세에 대한 조율된 접근 △ 공급망 복원력·기술 표준·첨단 기술 혁신 등 경제 안보 협력 △ 인공지능(AI)·양자 컴퓨팅·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 분야 시너지 강화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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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를 주관한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개막사에서 "2022년 한·미정책협의단의 일원으로 방미해 CSIS를 찾았을 당시 한 참석자가 '문재인 정부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음 같았는데, 여러분이 하는 말은 음악 같다'고 한 이야기가 기억난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가 매우 견고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신뢰와 믿음이 확대됐고, 더 나아가 한·미·일 3국 협력이 매우 실질적이고 굳건해져서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추가 됐다"고 평가했다.